일정이 있어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라디오를 들었다. 사연과 함께 음악을 신청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진행자의 진행 솜씨가 능숙한 게 참 마음에 들었다. 이런저런 사연들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었고, '세상에는 나 말고도 참 많은 사람이 살고 있구나'를 기분 좋게 느낄 수 있...
일정이 있어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라디오를 들었다. 사연과 함께 음악을 신청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진행자의 진행 솜씨가 능숙한 게 참 마음에 들었다. 이런저런 사연들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었고, '세상에는 나 말고도 참 많은 사람이 살고 있구나'를 기분 좋게 느낄 수 있었다."안녕하세요? 수시 원서를 다 등록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수험생입니다. 이제 마음 놓고 좀 놀아도 되겠죠? 무얼 하고 놀지 고민입니다.""아, 벌써 마음을 놓아도 되나요? 수능 최저 준비 안 하나요? 이제 곧 수능이고, 마음 놓고 놀기에는 좀 빠른 감이 있는 것 같은데요."
나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 나왔다. 그 수험생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형편없이 일그러져 있는 모양이 보이는 것 같았다. 진행자가 그 수험생의 신청곡을 틀어줬는지의 여부는 기억나지 않는다. 수험생이라는 자리. 물론 미성년자의 끝자락이니 성인이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 건 맞다. 하지만 수험생도 사람이고, 좋아하는 게 있고, 하고 싶은 게 있는 모두와 똑같은 존재다. 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로지 공부에만 집중하기에는 입시 기간이 너무 긴 게 아닐까? 그 시험이라는 것은 또 얼마나 자주 찾아오는가? 중간고사 겨우 끝났나 싶으면 수행평가가 이어지고, 돌아서면 기말고사에 또 돌아서면 또 다른 수행평가. 애쓰고 애쓰다가 채점이 끝나면 1등급부터 9등급까지 일렬로 줄 세움을 당해야 한다. 한 문제 차이로 해당 등급의 문을 열기라도 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마음을 달래야 한다.
그렇게 우리 아이들은 대한민국 입시라는 쳇바퀴 안에서 쉬지 않고 달리고 있다. 언제까지 달려야 할지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먼저 달리기를 마친 아이에게 우리는 왜 너그럽게 수고했다고, 이제 좀 쉬어 가라고 말해줄 수 없는 걸까?수험생이라면 으레 이래야 한다는 편견 속에서 아이들을 '쉬면 안 되는 존재'로 치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우리가 정말로 응원해야 하는 것은 좋은 점수라기보다, 도전 자체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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