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리뷰] SBS
20세기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우는 놀라운 성장 신화를 이뤄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성공과 성장이라는 명분에 가려진 여러 가지 어두운 명암들도 공존한다. 인권침해가 만연하던 그 시절, 당시 한국 정부와 입양기관들이 친부모가 살아있는 아이를 호적상 고아로 조작해 해외로 입양을 보내는 사실상의 '국가적 인신매매'를 자행-묵인한 것도 그중 하나다.1950년대 이후 지난 60여 년간 해외로 입양된 아동은 약 16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이들 중 부모가 있는데도 고아로 조작되어 강제로 입양된 아이들의 규모는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 2023년 현재도 해외입양을 담당하는 국내 입양기관들은 여전히 수수료로 막대한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여기 '나쁜 어른들'의 손에 아이를 빼앗기고 44년간이나 생이별을 해야 했던 한 가족의 가슴 아픈 실화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태순씨는 억장이 무너졌지만 한편으로 다시 '진짜 경하'가 떠올랐다. 태순씨는"우리 경하도 이렇게, 엄마를 그리워하며 살고 있겠구나"라는 마음이 들었고, 한편으로는 가짜 경하가 안쓰러운 마음도 들었다고 한다.더욱 놀라운 것은 남편 신중호씨는 이미 그녀가 가짜 경하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중호씨는 가짜 경하를 처음 봤을 때부터 생김새가 다르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태순씨는 진짜 경하가 맞다고 계속 우겼다고 한다. 딸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눈물 짓던 아내의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중호씨는"그냥 딸로 생각하고, 같이 살자"고 결심하며 모른 척 연극을 받아들인 것.태순씨 부부는 가짜 경하를 용서했고, 심지어 훗날 그녀의 결혼식에도 혼주로 참석해줬다. 그녀는 이후에도 가끔씩 전화로 안부를 걸어오곤 했다고 한다. 비록 가짜였지만 부모를 그리워했던 그녀의 마음은 진심이었다.한편 태순씨는 다시 진짜 경하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325캄라는 국제 공조를 통하여 해외 입양아들의 가족을 찾아주는 일을 하는 미국의 입양인 단체였다. 태순씨는 몇 년 전 혹시나 하는 심경에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주는 국내의 한 단체에 본인의 DNA 정보를 등록한 일이 있었다. 그 DNA 정보를 325캄라에 등록된 DNA 정보와 대조한 결과 90% 일치하는 사람이 나타난 것. 경하가 미국에 입양되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태순씨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태순씨는 경하로 추정되는 인물의 이메일을 알아내 영어에 능한 아들을 통해서 연락을 취했다. 그리도 돌아온 답장에는 첨부파일로 사진 한 장이 있었고, 어린 시절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태순씨는 어릴 때의 경하와 꼭 닮은 외모보다도, 발에 신고 있는 '꽃신'에 시선이 갔다. 바로 실종되기 얼마 전 태순씨가 경하에게 사줘서 아이가 애지중지하던 그 꽃신이었다.비로소 상대가 경하라는 것을 확신한 태순씨는 통화로 연락을 취했다. 당시 6살이었던 딸은 50살이 되었다.
경하는 역 앞 경찰서로 가서 집을 찾아달라 부탁했지만, 경찰서에서는 경하를 제천의 한 고아원에 데리고 갔다. 또한 고아원에서는 경하를 미아가 아닌 고아로 등록했고 불과 두 달 만에 해외 입양을 결정했다.당시 경하는 본인의 이름이 '신경하'이고 나이와 가족관계까지 분명히 이야기했다고 한다. 하지만 경찰도 고아원도, 아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부모를 찾아주려고 노력한 어른들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고아원 원장은 경하에게"넌 엄마 아빠가 버린 아이야. 네 이름은 지금부터 백경화야"라고 세뇌시키며, 자신의 성을 따라 아이의 성과 이름까지 바꾸어 버렸다고 한다. 부모가 아이를 찾지 못하게 하려는 꼼수였다.또한 입양 기관에서는 경하를 고아가 된 사유에서 '버려진 아이'로 분류하고 수원 백씨의 호주인 백경화로 고아 호적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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