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내와 대화가 반으로 줄었다. 솔직히 말하면 대화하는 게 어색하고 힘들다.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것조차 이제는 힘겹다. 얼마 전부터 서로 존댓말을 쓰기로 했기 때문이다. 심하게 뜬금 없었다. '여보, 여기 좀 앉아 보세요.' 왜 저런 말투를 사용하는 것일까. 혹시나 내가 잘못한 게 있나 하고, 머릿속 블랙박스를...
심하게 뜬금 없었다."여보, 여기 좀 앉아 보세요." 왜 저런 말투를 사용하는 것일까. 혹시나 내가 잘못한 게 있나 하고, 머릿속 블랙박스를 48배속으로 빠르게 재생해봤는데 딱히 흠이 없어보여서 기세등등하게 앉아서"왜?" 라고 말했다.
머리로는 끄덕끄덕했는데, 막상 존댓말을 사용하려고 하니 시공간이 오그라드는 것 같은 이질감이 느껴졌다. 살아오면서 얽히고설키며 명징하게 직조해진 존재의 결이 있고, 그 원초적 본능은 언어에 다 녹아져 있는데, 이제 와서 그것을 뒤집자니 이것은 일종의 죽음과 같은 것이었다. 어색했다. 불편했다. 호칭도 좀 더 부드럽게"여보오오" 라고 해야 하니 자연스럽게 아내를 부르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대화도 반 이상으로 줄어버렸다. 신경이 곤두섰는데, 세음 나음은 엄마 아빠가 존댓말 쓰는 게 신난다고 덩달아"어머니""아버지"하고 부르며 난리였다. 가장 좋았던 것은 평소 같았으면 사소한 것으로 시작한 다툼이 큰불이 될 때가 있었는데, 존댓말을 쓰면서 싸우다 보니 말이 입에 쫙쫙 붙지를 않아서 더이상 불씨가 번지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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