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3개 크기의 목동유수지 바닥에 지름 7.5m의 구멍이 있었습니다. \r폭우 강남 목동
서울 양천구 목동빗물펌프장에서 만난 김명보 양천구 치수과 주무관이 말했다. 서울 강남을 침수시킨 이번 폭포비에도 양천구 신월동과 강서구 화곡동 등이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기자를 안내하던 그는 빗물펌프장 근처 목동유수지에 있는 ‘거대한 구멍’을 가리켰다. 축구장 3개 크기의 목동유수지 바닥에 지름 7.5m의 구멍이 있었다. 깜깜한 구멍 아래 지하 40m 지점에 터널이 있다. 지름 10m의 터널은 목동의 서쪽 신월동과 화곡동으로 4.7㎞ 길이로 이어져 있다. 지난 8~9일 쏟아진 비 12만 5000t을 머금고 있는 ‘빗물터널’이다. 신월·화곡동의 하수구에 모인 물이 이 터널로 흘러 그 끝자락인 목동유수지까지 이어져 물 저장고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번 수해보다 더 큰 홍수로 안양천과 터널 모두 물이 가득 찰 경우 구멍으로 물이 넘치게 되는 구조다.
지난 사흘간 양천구 강수량은 291mm였는데, 빗물터널 용량의 53%만 쓰였다. 지난 8, 9일 들어왔다가 빠져나간 물은 22만5728t이다. 강종구 양천구 배수시설팀장은 “상습 침수지역이던 신월동이 이번 폭우로 침수피해를 입지 않은 건 빗물터널 덕분”이라고 말했다.올해 39만t 흡수…3년간 홍수 없었다 흔히 빗물터널로 불리는 이 ‘대심도 터널’의 공식 명칭은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이다. 양천구 신월5동부터 목1동의 4.7㎞ 구간의 지하 40m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제주도 만장굴을 연상케 한다. 평소에는 완전히 비워두다가 폭우가 내리면 빗물을 임시 저장하고 비가 그치면 한강으로 내보낸다. 빗물이 들어오는 곳은 신월동 3개 지점 지하 10m에 있는 거대한 직수구들이다. 거기서 빗물이 흡수되도록 설계됐다. 빗물저류배수시설의 용량은 32만 671t으로 올림픽 규격 수영장 55개를 채울 수 있다.
총 공사비 1390억…강남은 무산됐던 계획 빗물터널은 11년 전 강남역에도 설치 논의가 있었다. 서울시가 꼽은 후보지는 효자동~청계천, 사당역~한강, 삼각지역~한강, 강남역~한강, 신대방역~여의도, 길동~천호동 등이었다. 기후변화로 국지성 폭우가 잦아진 데다 빠른 도시 개발로 도심이 콘크리트로 뒤덮이면서 재해가 반복될 것이란 예상에서다. 지금도 서울 면적의 47%가 불투수 지역이고, 강남이나 광화문 같은 도심의 불투수율은 90%를 넘는다.하지만 신월동을 제외한 6개 지역의 대심도 터널 건설은 비용과 위험성 문제로 무산됐다. 서울시는 터널 건설비로만 들어가는 8500억 원이 지나치게 많고, 신월동을 제외한 곳엔 대체 배수시설을 확충할 수 있고 판단했다. 지하 발파 작업 등의 위험성을 걱정하는 여론도 있었다. 이후 강남역 일대는 대형하수관을 분산시키는 방향으로, 광화문 일대는 빗물받이를 확충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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