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시각, 남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이로 인해 집에서 경찰이 방문했고, 아내는 그 과정을 기억하지 못하며 장례식장에서 정신을 차렸다. 딸의 도움으로 장례를 치르며, 남편의 흔적을 발견하고 그의 떠난 후에도 여전히 함께 있는 것을 느낀다.
작년 이즈음, 자정이 넘은 시각. 집에 경찰들이 찾아왔다. 남편이 왜 침대가 아닌 바닥에 누워 있느냐고 아내인 내게 따지듯이 묻는다. 하루 반 전까지 화장실을 혼자 갔다고, 그런데 하루 전에는 화장실을 다녀오더니 침대에 올라가지를 못했다고, 그래서 바닥에 이불을 깔아줬다고. 그런데 그 말을 하기가 그렇게 어려웠다.나 대신 둘째 사위가 대신 대답했다. 남편 책상에 있는 대학병원 투약 안내서를 내가 경찰에게 내밀었다. 주황색 조끼 입은 사람들이 왔다. 그다음부터는 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신 차려보니 장례식장이었다. 그제야 큰 딸에게 전화를 했다. 새벽 2시에 전화를 해서 그랬나, 휴대폰 너머의 딸도 '여보세요'를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흐느낀다.두 시간 후, 큰애가 왔다. 그 애를 안고 또 엉엉 울었다. 조용한 새벽 빈소에 모녀의 울음소리가 깊게 파묻혔다. 어느새 딸은 장례지도사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무슨 종이들을 읽고 뭔가를 썼다.
남편은 새벽에 소천했기 때문에 3일장에서 하루가 없는 셈이라고 했다. 이런 경우 하루를 추가할 수도 있다고 했지만 싫다고 했다. 올 사람이 별로 없는 줄 알고 그랬는데 사위들 회사에서 수 십 명이 왔다. 꽃도 계속 들어왔다."아들 없어도 괜찮네. 여기 장례식장에서 당신 꽃이 제일 많아. 그런데 당신이 여기 들어온 사람 중에서 제일 어려." 나는 그 손을 얼른 잡아채 이불에 넣어주며 팔 아프게 왜 흔드냐고 핀잔을 줬다. 지금 보니 내게 하는 인사였던 거 같다. 이 답답한 사람아, 나 이제 가려고 인사하는 거잖아. 길석아 잘 있어. 나 없어도 씩씩하게 잘 살아, 그거였다.
장례식이 끝나고 애들이 내가 시킨 대로 남편 방을 싹 정리했다. 그랬어도 나는 한동안 그 방문을 열지 못했다. 라디오 틀어놓고 책 보던 남자가 아직 그 방에 있을 거 같았다. 나가는 내게 어딜 가냐 묻지도 않고 잘 갔다 와, 돈 아끼지 말고 맛있는 거 먹어,라고 인사할 거 같았다.계절이 한바퀴 돌았다. 다시금 그때처럼 추운 겨울이다. 남편 없는 집에 꽤 적응한 줄 알았는데 날이 추워지니까 다시 그날로 돌아간다. 돌아간다 해도 그전만큼 울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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