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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내에 있는 노인복지관에 갔었다. 낯익은 직원이 일어서며 '어떻게 오셨어요?'라고 한다. 나는 '버스 타고 왔지요.'라고 했다. 직원은 '에이 어르신. 무슨 일로 오셨냐고요'라고 하면서 차를 한 잔 내온다. 나는 '비밀입니다. 노인 사회활동 지원 사업 담당자께만 말할 겁니다'라고 했고 직원은 '접니다. 제가 그 사업 팀...

읍내에 있는 노인복지관에 갔었다. 낯익은 직원이 일어서며"어떻게 오셨어요?"라고 한다. 나는"버스 타고 왔지요."라고 했다. 직원은"에이 어르신. 무슨 일로 오셨냐고요"라고 하면서 차를 한 잔 내온다.

아주 오래전에 '통일전망대'의 '화술 소품'을 봤다. 북한식 코미디 프로다. 북한 연예인이"신혼이 뭔 줄 아시오"라고 묻더니"신! 한 놈은 신났고, 혼! 한 놈은 혼나는 게 신혼이요."라고 했다. 이게 왜 코미디가 되는지 모르겠지만 북한 사람들은 와르르 웃었다. 1994년에 김일성이 갑자기 죽고 물난리까지 나서 수백만 명이 죽어 나가던 이 시기를 북한은 '고난의 행군'이라고 부르며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라는 구호를 내세우고 화술 소품을 권장한 걸로 전해진다.2024년 말.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사회 대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고 저항과 꼼수도 만만찮다. 상대에 대한 배제와 제압의 기운이 부딪친다. 공격과 반격에 따라 환호와 비난이 교차한다.

불법 계엄 관련자나 방조자는 물론 여의도와 광화문 광장의 주장들을 보면 정의니 법이니 국민이니 하지만 모든 논리와 지식은 집단의 욕망 달성을 위한 수단임을 본다. 자기에게 유리하게만 해석하고 주장한다. 어제 토요일은 내가 서울에서 그 광장의 가운데에 있었다. 광장의 함성은 개인의 본성을 놓치게 한다. 어느 지방에서 스님과 신부가 포함된 시민들의 행렬에서 '윤석열은 자결하라'는 손팻말이 등장한 것을 보고 놀랐다. 격랑의 시기에는 군중의 함성에 묻혀서 누구나 본래 본성을 놓치기 쉽다. 사적 영역이건 공적 영역이건 마찬가지다. 이렇게 형성된 생각이 정의와 옳음의 기준이 된다. 이것이 집단 의지와 결합하면 편향과 맹신으로 치닫기 쉽다. 생각이라는 게 이렇게 허약하고 초라하다. 그렇다면 생각 다루는 방법이란 무엇인가? 생각 다루는 방법을 안다는 것은 생각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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