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을 차치하더라도 가계부채 상당 부분이 부동산과 주식, 가상화폐 시장으로 유입된 만큼, 한국은행의 긴축에 따른 시중 금리 인상은 우리 경제에 적신호다.
중학생 아들 한 명을 둔 김대성씨는 지난 2020년 10월 경기 고양시에 살던 아파트를 팔고 서울 목동으로 이사했다. 김씨는 시중 은행에서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합쳐 약 4억원의 빚을 냈다. 고양에 있던 아파트는 112제곱미터였지만 새로 이사한 목동 주변 아파트는 69제곱미터다. 살림을 줄여서라도 목동으로 이사한 이유는 중학교에 들어갈 아들의 교육 문제가 가장 컸다. 이사 당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연 0.5%. 현재는 1.75%까지 올랐다. 공무원인 김씨는 소속 기관과 시중은행의 약정으로 그나마 시세보다 싼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져 현재 매월 140만원 이상을 이자로 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에 전세계적으로 시중 유동성이 넘치면서 빚을 내기 쉬워졌고, 이는 부동산과 주식, 가상화폐 등 미래 가치로 환원돼 가계 대출을 늘렸다.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가계부채 규모는 1860조원에 달한다. 국제금융협회가 이달 초에 발표한 '세계 부채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104.3%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 36개 국가 가운데 가계 부채가 GDP를 웃도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을 차치하더라도 가계부채 상당 부분이 부동산과 주식, 가상화폐 시장으로 유입된 만큼, 한국은행의 긴축에 따른 시중 금리 인상은 우리 경제에 적신호다. 금리 인상은 고스란히 이자 상환 부담으로 이어져 소비를 위축시키고 이는 또다시 경제성장률을 좀먹는 악순환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지난해 8월부터 이번 달까지 기준금리가 5차례에 걸쳐 1.25%포인트나 급등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8%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KB국민과 신한, 하나,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 금리는 연 4.33~7.14%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약 6개월 만에 상단이 2.16%포인트나 올랐다. 한은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최소 1%포인트 올릴 경우, 주담대 상단이 8%대에 진입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럴 경우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만에 주담대 금리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가 고금리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들이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대환 대출을 전격 시행한다고 밝혔지만, 한계에 몰린 모든 자영업자들을 지원책 안으로 모두 끌어들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대출을 크게 늘렸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매출은 크게 감소해 상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여기에 금리인상기를 맞아 가계의 소비 위축이 본격 시작될 경우 자영업자들의 부실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박지원 '적폐청산에 국민 피로…윤, 사정은 신속·간결하게''물론 지은 죄를 묻는다고 하지만...미래로 경제로 가셨으면 한다'\r박지원 적폐청산 검찰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박지원, 윤석열에 “사정은 신속·간단히...미래 경제로 갔으면”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경향 “과거 정부 때리기만 있고 윤석열표 의제 없다”경향신문과 한겨레가 1면 보도를 통해 ‘정부와 여당이 전임 정부를 향한 공세에 주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북한군에 의한 공무원 피살 사건을 정치 쟁점화하고 문재인 정부 수사에 속도를 내는 한편 법인세와 주52시간제 등 과거 정부 정책을 되돌리는 데 중점을 뒀다는 지적이다. 여권은 전 정부 인사의 거취도 문제 삼고 있다.경향신문은 1면 기사 ‘과거만 때리는 당·정, 미래 의제는 실종’에서 “정부·여당이 ‘과거’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정작 새 정부 초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미래 의제가 실종됐다”고 했다.한겨레·경향 “전 정부 때리기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경향 “과거 정부 때리기만 있고 윤석열표 의제 없다”경향신문과 한겨레가 1면 보도를 통해 ‘정부와 여당이 전임 정부를 향한 공세에 주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북한군에 의한 공무원 피살 사건을 정치 쟁점화하고 문재인 정부 수사에 속도를 내는 한편 법인세와 주52시간제 등 과거 정부 정책을 되돌리는 데 중점을 뒀다는 지적이다. 여권은 전 정부 인사의 거취도 문제 삼고 있다.경향신문은 1면 기사 ‘과거만 때리는 당·정, 미래 의제는 실종’에서 “정부·여당이 ‘과거’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정작 새 정부 초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미래 의제가 실종됐다”고 했다.한겨레·경향 “전 정부 때리기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리딩방 추천 '코인' 주의보...매도 제약에 '화들짝'[앵커]주식 리딩 업체라며 접근한 이들에게서 가상 자산인 '코인'을 구매한 뒤 피해를 봤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약속과 달리 코인을 일정 기간 되팔 수 없게 매도 제약이 걸려 있었던 거라 피해자들은 애만 끓고 있습니다.김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기자]경남 사천시에 사는 A 씨는 지난 2월 주식...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