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해방 이후 시작된 심리전은 현대사의 질곡 속에 양태를 바꿔 가며 계속되고 있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현 정부 들어 심리전 기지개...北도 유튜브 심리전
이처럼 물밑에서는 남북의 심리전이 치열합니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앞세워 끝없이 무력시위를 벌이며 도발을 일삼는 것이 전부는 아니죠. 특히 1945년 해방 이후 시작된 심리전은 현대사의 질곡 속에 양태를 바꿔 가며 계속되고 있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직접 맞대고 싸울 수 없으니 심리전으로 휴전선 너머 상대의 마음을 훔치려는 것이죠. 체제 대결에서 완벽히 승리한 1990년대 이후 우리의 심리전은 북한에 공포의 대상이 됐습니다. 대북 라디오와 최전방의 확성기·전광판, 전단 등이 '주요 무기'였습니다."북한이 미군 전략 폭격기보다 우리 확성기를 더 무서워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죠. 탈북민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북한 주민들은 자신의 삶과 외부 세계를 비교할 정보가 없어 극심한 사회 통제와 정치 박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습니다. 순종적인 주민들이 대북 방송 등을 듣고 현실을 자각해 돌변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북한 지도부를 떨게 만든 요인이었죠.
북한 전문가들은 대북 심리전의 1차 타깃은 '장마당 세대'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어린 시절인 1990년대 '고난의 행군'과 장마당을 경험한 세대죠. 사회주의식 배급제보다 시장경제에 익숙했고, 유년 시절에 굶어 죽는 사람들을 여럿 목격해 체제 충성도가 떨어진다는 분석입니다. 지금 군복무 중인 젊은 장교 중 상당수가 장마당 세대이죠.최근 정부가 북한 인권을 강조하는 것도 장마당 세대 등 북한 주민을 겨냥한 심리전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인권 문제는 김정은 정권이 극도로 예민해하는 '아킬레스건'이죠.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통일부 업무보고에서"북한 인권 실상과 정치 상황을 우리 국민에 잘 알리고 더 나아가 북한 주민들에게도 정확히 공유할 수 있게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공안당국의 간첩단 수사…정당 간부 국보법 위반 혐의 기소북한도 대남 심리전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체제 우월성을 대놓고 선전하는 방식으로는 우리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기 어려워졌죠. 대신 온라인 공간에서 은연중에 남한을 비난하거나 북한을 살 만한 공간으로 묘사하는 '사이버 심리전'에 주력합니다. 심리전 전문가인 이윤규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북한 정권이 관여하는 대남 선전 사이트가 100개가 넘는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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