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나의 스승] '무전공 선발 확대', 부작용 대책 없는 막무가내 정책
몇 해 전 자녀의 진학 상담차 학교를 찾아온 한 학부모의 신신당부는 이랬다. 역사 공부의 재미에 빠져 있던 아이는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겠다고 진로를 정한 터였다. 부모의 반대는 심했고, 결국 담임교사를 찾아와 '철딱서니 없는' 아이의 선택에 하소연을 늘어놓은 것이다.
얼마 전 고1 수업 시간에 각자의 희망 진로에 관해 미리 물어본 적이 있다. 고1의 2학기에 고2, 고3 때 배워야 할 선택 과목을 정해야 한다. 지난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시행되면서 문과와 이과 구분이 공식 폐지되었지만, 대학 전공별로 '이수 권장 과목'을 설정해 놓고 있어 단지 수능에서만 유효할 뿐 실제 교육과정 운영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 대학에 진학한 제자 중엔 상위권 대학으로 '승급'하기 위해 다시 수능에 도전하는 아이도 있지만, 전공을 갈아타기 위해 '반수'를 기꺼이 선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들은 전공에 대한 비전도 애정도 없다고 선선히 말한다. 당장 점수에 맞추다 보니 '억지 춘양'식으로 지원했다는 거다.
실제로도 이름만 바뀌었을 뿐, 무전공과 자유전공은 아무런 차이가 없다. 지금껏 신입생 모집 정원의 10%에도 훨씬 못 미쳤던 무전공 선발 인원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건, 기존의 자유전공학부 운영에 대해 정부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부는 전가의 보도처럼 전공의 장벽이 허물어져야 미래를 선도할 인재가 양성될 수 있다고 부르댈 뿐이다. 자유전공학부라고 쓰고 '로스쿨 대비반'이라고 읽는다는 볼멘소리마저 들린다. 이러다 끝내 대학에서 살아남을 전공은 단 둘뿐이라고 말한다. 문과 계열에선 로스쿨, 이과 계열에선 '의치한약'이라는 뜻이다. 심지어 이를 조선시대 '반상제'에 비유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 둘만 '양반'이고, 나머지는 모두 '상놈'이라는 자괴감의 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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