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사망자 6명, 부상자 12명을 낳은 뉴올리언스 도끼맨의 정체는 10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미궁에 빠진 채로 남아 있습니다.
100년 지나도록 범인 정체는 미궁 속에 편집자주‘콜드케이스’는 오랜 시간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는 범죄사건을 뜻하는 말로, 동명의 미국 드라마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는 격주 금요일 세계 각국의 미제사건과 진실을 쫓는 사람들의 노력을 소개합니다.1919년 3월 18일, 화요일이던 이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역사상 ‘가장 시끄러운 밤’으로 기록됐다. 재즈의 성지로 알려진 초승달 도시, 뉴올리언스의 모든 재즈바는 인파로 북적이고 있었다. 재즈바뿐 아니라 마을 곳곳에서도 수백 개의 파티가 열렸는데, 하나같이 재즈곡이 흘렀다. 유명 음악가만이 아니라 재즈를 조금이라도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악기를 손에 들었다. 파티가 열리지 않은 집에선 재즈 음반을 틀어 뒀다.
마지오 부부의 죽음으로 뉴올리언스 사회가 술렁거리던 와중에 ‘도끼 공격’은 또 일어났다. 불과 한 달 후였다. 이번에도 이탈리아 식료품 가게가 타깃이 됐다. 점원 루이스 베슈머, 주인 해리엇 로웨는 곧바로 병원에 옮겨져 목숨을 건졌으나, 제대로 된 증언을 하지 못했다. 특히 도끼에 얼굴을 맞아 안면마비가 왔던 로웨는 수술 합병증으로 4개월 후 세상을 떠났는데, 유언을 통해 “베슈머가 범인”이라고 밝혔다. ‘범죄 피해자’가 한순간에 ‘용의자’로 뒤바뀐 것이다. 뉴올리언스의 공포는 극에 달했다. 이렇다 할 용의자가 떠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마당에 놓인 도끼만 봐도 경찰에 신고할 정도로 겁을 먹었다. 은퇴한 형사 존 단토니오가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살인자는 이중인격일 것”이라고 말하자 혼란은 더욱 커졌다. 도끼맨이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주인공처럼 평소엔 평범한 생활을 하다가 어느 순간 돌변하리라는 추측에 주민들은 서로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게 됐다.로마노가 죽고, 반년간 멈췄던 도끼맨의 활동은 1919년 3월 다시 시작됐다. 3월 10일 어린 딸과 함께 잠자리에 들었던 코르티밀리아 부부가 도끼로 습격을 당한 것이다. 그로부터 며칠 후 지역 신문사에 “재즈를 연주하라”는 편지가 도착했고, 타임스피카윤은 이튿날 이를 지면에 실었다.
이후 도끼맨의 범죄 행각은 뚝 끊겼다. 8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사망자 6명, 부상자 12명을 낳은 뉴올리언스 도끼맨의 정체는 10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미궁에 빠진 채로 남아 있다.도시에서 도끼를 휘두르고 다니면서도 자그마한 단서 하나 남기지 않을 정도로 용의주도했던 도끼맨. 대부분의 피해자가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 또는 이탈리아계 미국인이라는 점 때문에 도끼맨의 범행 동기를 ‘인종’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미시시피강 유역의 항구 도시 뉴올리언스는 도시 확장 과정에서 다양한 인종이 드나들었고, 이탈리아에서 온 이주민도 많았다. 흑인 노예의 자리를 대신한 이들은 ‘백인 검둥이’란 뜻의 멸칭인 ‘데이고’로 불릴 만큼 차별적인 시선에 시달렸다. 20년 전인 1891년엔 이탈리아계를 대상으로 한 집단 린치 사건도 일어났다.
재즈 선율로 가려진 ‘비극’재즈 음악가인 조세프 조 데이빌라가 1919년 3월 발표한 '기묘한 도끼맨의 재즈'라는 연주곡 앨범 표지. 한 가족이 집에서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재즈 음악을 연주하는 장면을 그린 삽화가 그려져 있다. 위키피디아 캡처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다문화 학급은 내 삶 그 자체'…10년간 제자 200명 가르친 교사 | 연합뉴스(대구=연합뉴스) 황수빈 기자='다문화 학급이 처음에는 낯설기만 했는데 이제는 내 삶의 전체가 된 것 같아요.'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中의 對韓경제보복 가능성에 美 '印太 안정위한 조치 계속할 것' | 연합뉴스(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미국 국무부는 한미 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가능성과 관련, '우리는 인도·태평양 지역과...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김재원 당원권 정지 1년 ‘공천불가’ 중징계…태영호는 3개월 | 중앙일보당초 두 최고위원 모두 당원권 정지 1년 이상의 중징계가 예상됐지만...\r국민의힘 김재원 태영호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정부 '일본 시찰단 '안전성 검토'가 목적, 정화·방류시설 직접 확인'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브리핑 "안전성 검토 담당해온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할 것"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단독]전세사기 피해자 임대한다는데···LH 매입임대 2만명 넘게 줄 서 있다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확보한 매입임대용 미입주 주택이 입주 대기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책으로 매입임대 주택을 제공하겠다고 했는데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