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이유로 이 캐스팅이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단지 그것이 인종 때문이라면 다시 한 번 떠올려보길 바란다. 우리가 기억하는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에서 중요했던 게 에리얼의 피부색이었는지.
그야말로 콘텐츠의 왕국이라 불리는 회사이기에 가능한 일일까. 2010년대에 들어 디즈니는 자사의 고전 애니메이션 영화들의 본격적인 실사화를 추진했다. 성공을 향한 가장 안전한 길을 선택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늘 이 작업이 양날의 칼 혹은 독이 든 성배라고 생각했다.여러 가지 난점이 있다.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화는 공유하는 문법이 많지만 명백한 차이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가령 애니메이션에서 살아 움직이는 주전자나 말을 하는 동물과 같은 비인간 캐릭터의 존재는 무척 자연스럽다. 이들을 극도로 의인화하여 사람처럼 표정을 짓고 감정을 표현하게 만드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누적된 실패는 교훈을 남기기도 한다. 특히나 '실사화의 무덤'으로 불렸던 게임 원작 영화들이 어느 순간 준수한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전문가들은 원작 애니메이션 혹은 게임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이를 실사 영화의 문법에 맞게 각색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설화에 휩싸였다. 주된 이유는 캐스팅이다. 영화 에서 주인공인 에리얼의 역할을 맡을 배우로 핼리 베일리가 발탁되었다. 배우보다는 가수의 경력이 더 긴, 영화계에선 신인에 가까운 인물을 주인공으로 선정한 건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반발한 건 그 부분이 아니었다. 캐스팅에 반발했던 이들은 주로 핼리 베일리가 흑인이라는 점에 불만을 표했다.이들의 주된 주장은 '우리가 아는 에리얼은 붉은 머리의 백인인데 어째서 흑인을 캐스팅 했느냐'이다. '원작 파괴'라는 반응도 있었고 비교적 온건하게 코멘트를 한 이들은 '원작을 무리하게 바꿔버렸다'고 말하기도 한다. 영화 가 안데르센의 동화보다는 이를 재해석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삼고 있으니 그 작품을 '원작'이라고 부르는 건 어색하지 않다.
우르슬라가 에리얼을 잠시 인간으로 만들어주며 대가로 가져가는 것은 다름 아닌 에리얼의 목소리다. 마지막으로 우르슬라가 인간으로 변신하여 에리얼과 에릭의 사랑을 방해할 때 사용하는 것도 대가로 받은 에리얼의 목소리이다. 사실 이는 디즈니가 핼리 베일리를 캐스팅한 주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들은 핼리 베일리의 노래를 들었고 베일리가 에리얼을 맡을 최적의 인물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원작 애니메이션의 성우인 조디 벤슨도 '캐릭터의 정신과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캐스팅을 옹호했다. 인종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뜻이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감사원 “권익위원장 불문 결정 사실 아냐” 전현희 “명예훼손” 양측 이틀째 공방감사원이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을 ‘불문 결정’했다는 주장에 대해 양측이 이틀째 진실 공방을 벌였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4년반 끈 한일 초계기 갈등 덮고 간다…미래관계 위해 '봉합' | 연합뉴스(싱가포르=연합뉴스) 김승욱 기자=한일이 2018년 말 이후 진실 공방과 자존심 대결을 반복하며 4년 반을 끌어온 '초계기 갈등'을 봉합하기...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속보] 경찰, 최강욱 의원 압수수색···한동훈 개인정보 유출 의혹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5일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 중이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태국 총리 후보 성소수자 축제 참여…“동성결혼 합법화”지난달 태국 총선에서 승리한 전진당(MFP)의 대표이자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인 피타 림짜른랏이 성소수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코로나19 재확산 막으려면…국민 약57% “아프면 쉬는 문화 정착”우리 국민은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보건 역량 강화와 함께 ‘아프면 쉬는 문화’의 정착이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악어에게서 살아난 뒤 알게 된 진실 “사람도 먹이다” [여여한 독서]호랑이한테 물려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의 무게를 나는 사파리 버스를 타보고야 알았다. 호랑이가 다가오더니 한껏 입을 벌렸다. 세상에, 호랑이에게 나는 한 입 거리구나. 버스 안에서 웃고 있는 게 한심하게 여겨졌다. 호랑이한테 물리면 나는 정신을 차리긴커녕 그대로 숨이 넘어갈 위인이다. 이런 주제이기에 나는 호랑이 앞에서도 끄떡 않는 사람을 존경한다. 일테면 〈악어의 눈〉을 쓴 발 플럼우드 같은 사람.오스트레일리아의 페미니스트 생태철학자 발 플럼우드는 마흔여섯 살 때 혼자 카누를 타다가 악어의 공격을 받았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