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일상의 불안... 국민의 안전을 도모할 이들은 어디에
버스를 타고 전철을 타면서 길에서 소비하는 시간은 결코 적지 않아도, 그동안 버스 안에서 혹은 전철 안에서 읽는 책이나 듣는 음악은 평소와는 조금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일상에서는 꺼두고 지내는 감성 버튼에 불이 들어오는 기분이랄까.
'저 사람의 손에 들려있는 것이 무기가 되어 나를 공격하면 어떡하지. 손에 들고 있는 음료를 내게, 혹은 내 옆의 사람에게라도 뿌리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뿐만 아니라 앉아 있는 다른 승객들 역시 미세한 표정 변화와 함께 눈으로 조심스레 그 사람을 쫓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용산에 도착하기 전 어느 역에서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던 그는 내렸다. 눈덩이처럼 커져버린 내 불안은 조금씩 다시 작아지고 있었다. 그러나 특정되지 않은 누군가로부터 발생될 수 있는 사건에 대한 불안마저 사라지진 못했다. 더불어 타인에 대한 경계심이 이토록 고조될 수 있다는 것에 몹시 씁쓸해졌다.그동안의 나라면 이와 같은 상황에서 지금처럼 불안을 느꼈을까.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어 타인과의 소통이 수월하지 않은 그를 측은지심으로 바라볼 필요까지는 없더라도, 불편한 눈을 하고 만에 하나 발생할지 모르는 일을 머릿속으로 상상해가며 불안에 떨지는 않았을 거다. 아니, 그보다 준비해 간 이어폰을 통해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책 속에 시선을 뒀겠지. 그게 내 일상 속 모습이니까.
그리고 그런 불안감을 이용해 마치 게임을 하듯 범행을 예고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전철역, 공연장, 특정 지역, 특정 대상 등을 거론하며 사람들의 불안을 관심으로 착각한 사람들. 그런 예고를 그저 묵인할 수만은 없으니 경찰이 투입되고, 적지 않은 시간을 수사하고,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에 안도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그 안도는 이내 분노로 바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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