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된 나무꾼' 철종의 비극적인 결말 벌거벗은한국사 세도정치 안동김씨 철종 이준목 기자
'그래서 신데렐라는, 왕자님과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서양동화 의 결말이다. 인생역전의 상징처럼 인식되는 신데렐라 스토리, 그런데 현실속의 신데렐라는 뒤바뀐 운명이 마냥 행복하기만 했을까.조선 25대 국왕 철종 이원범은 한국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혈통상 왕족이지만 왕위 계승 서열 따위는 고사하고 종친이나 양반 대우도 못 받던 가난한 시골 청년에서 어느날 갑자기 일약 일국의 국왕 자리에 오른 것은, 세계사를 통틀어도 전례를 찾기 드문 놀라운 사례다.신데렐라보다도 더욱 드라마틱한 인생역전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정작 이후 철종의 인생은 동화처럼 낭만적이지는 못했다. 안타깝게도 역사에서 철종의 이름은 조선의 멸망을 초래한 '세도정치' 시대의 들러리이자, 존재감 없는 암군 정도로만 회자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863년 무력한 현실 앞에 모든 의욕을 잃은 철종은, 진정한 국왕이 되겠다는 꿈을 이루지 못하고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끝에 승하하고 만다. 그의 나이 불과 서른 셋, 후계자도 남기지 못한 쓸쓸한 죽음이었다. 일부 야사에서는 선대인 헌종에 이어 안동 김씨에 의한 독살 음모론이 거론되기도 했다. 강화도 유배 시절만 해도 비록 생활은 곤궁했을지언정 큰 병 없이 건강했던 철종은, 오히려 즉위 이후 이듬해부터 설사, 구토, 식체 등 각종 질병에 시달렸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국왕이라는 자리가 주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그의 삶과 건강을 빼앗아간 것이다. 그리고 시대의 폐단을 극복할 골든타임을 놓친 조선은 돌이킬 수 없는 망국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강화도 나무꾼에서 하루아침에 왕이 된 철종, 하지만 세도가문에 짓눌려 평생 꼭두각시 왕으로 살아야 했던 그의 삶은 진정한 의미의 인생역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겉보기에 화려한 신분상승과 높은 지위가 반드시 인간의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었다. 철종은 어쩌면 차라리 가난해도 사랑하는 사람과 소박한 행복을 꿈꿀 수 있었던 강화도 시절을 마음 한 구석에서 평생 그리워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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