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사랑한다'는 여자, 이 괴상한 연애의 시작 너무_한낮의_연애 단편소설클럽 단편소설 김금희 김금희_작가 홍현진 기자
'문학은 무엇인가'라는 수업을 들은 적 있다. 일주일에 한 번 퇴근을 하고 문학평론가가 진행하는 수업 장소로 향했다. 수업은 주로 미리 읽어온 작품에 대한 해설로 진행됐는데 하루는 평론가가 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낭독해 줬다.
"필용과 양희는 성격이 전혀 달랐다. 필용이 앞으로 펼쳐진 인생, 그 과정에서 반드시 이겨내야 할 어려움,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고 나서야 얻게 될 성취와 인정에 대해 상상하며 지냈다면 양희에게는 그런 것이 없었다. 양희에게는 현재라는 것만 있었다. 하지만 그 현재는 지금처럼 생생하게, 운동감 있게 펼쳐지는 상태가 아니라 안개처럼 부옇게, 분명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게 풀풀 흩어지는 것에 가까웠다." '내일도 모르면서 어떻게 오늘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지?' 양희의 사랑 고백 앞에서 나도 필용처럼 덩달아 황당한 마음이 됐다. 나는 양희보다 필용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내일과 모레가 예상이 돼야 오늘을 살 수 있었다. 내일과 모레를 예상할 수 있기 위해서는 정확한 목표와 계획을 세워야 했으며 오늘 잘하고 있다는 감각이 필요했다. 오늘은 내일과 모레로 넘어가기 위한 징검다리였다.
두 사람의"괴상한 애정전선"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이번에도 양희의 발언 때문이다. 양희는 역시나 표정 없는 얼굴과 목소리로 필용에게 말한다."아, 선배 나 안 해요, 사랑"이라고. 사랑이 없어졌다고. 필용은 양희에게 막말을 퍼붓고 양희는 맥도날드를 떠난다. 내일과 모레를 알아야만 오늘을 살아낼 수 있는 사람도 있고, 내일과 모레를 생각하지 않아야 오늘을 살아낼 수 있는 사람도 있다. 양희는 후자인 사람이다. 소설을 읽다 보면 양희의 '오늘만 생각함'이 결코 체념이나 회피가 아니라 삶을 받아들이는 방식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플래시몹을 하기로 한 날, 망원역에 열 명 정도의 사람이 모였다. 우리는 망원시장과 한강공원 굴다리와 한강공원 잔디밭을 지나 서울함까지 걸으면서 춤을 췄다. 정해진 장소는 없었다. 여기서 추면 재밌겠다고 생각되는 곳에 멈춰서 음악을 틀고 춤을 췄다. 초록불이 들어왔을 때를 기다렸다가 횡단보도에서 춤을 추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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