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을 봤더니 '이놈이다' 싶었다'\r론스타 검사 TheJoongAngPlus
그해 봄도 물길을 따라 왔다. 수변 꽃봉오리의 마지막 기지개를 도와주던 봄은 큰 강의 위와 아래를 동시에 가로지르는 두 다리를 타고 상륙했다. 이내 대로의 흐름에 몸을 맡기면서 너울너울 흘러가더니 마지막 힘을 짜내 고갯마루까지 기신기신 올라갔다. 하지만 웬일인지 선뜻 그걸 넘지 못한 채 그 너머의 아래쪽을 주시할 뿐이었다.
봄의 시선이 머문 곳, 고개 아래의 ‘백색거탑’에서는 겨울이 채 꼬리를 거둬들이지 않고 있었다. 높다란 담을 둘러쳐 봄조차 오지 않는 동화 속 거인의 정원처럼 그곳은 을씨년스러웠고,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2006년 3월 그곳, 대검찰청 청사에서 수뇌부가 심각한 표정으로 머리를 맞댔다. 지난가을과 겨울, 세상을 시끄럽게 만든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사건의 본격 수사를 앞두고 ‘칼잡이’를 선별하는 중이었다. 기업과 개인을 상대로 돈을 뿌리고 거둬들이면서 경제 운용을 조율한다. 국가가 면허 발급을 통해 설립과 운용을 엄격히 관리하는 공공재다. 아무나 은행을 가질 수 없는 건 정한 이치다. 자산을 싸게 매입해 무자비한 구조조정으로 군살을 뺀 뒤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비싸게 되파는 것이 목적인 사모펀드가 애초에 가질 수 없는, 가져서는 안 되는 물건이었다. 법도 그러했다. 외국 자본일 경우 제대로 된 금융사만이 10% 이상의 은행 지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외환위기의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던 극동의 개발도상국에는 앞뒤 잴 여력이 없었다. 기업들이 쓰러지고 거기에 돈을 대준 은행들이 빈사 상태에 놓이면서 정부는 대대적인 은행 구조조정에 나섰다. 더러는 퇴출하고, 더러는 합병한 뒤 국민의 혈세로 공적자금을 조성해 살아남은 은행들에 겨우 주삿바늘을 꽂았지만 한계가 있었다. 외자 유치가 절실했다. 하이에나 같은 사모펀드에도 은행 문을 열어줄 수밖에 없었다. 이강원 외환은행장과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은 2003년 8월 27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주식 매각 본계약서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 51%를 손에 넣게 됐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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