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새빨간 화염에 뒤덮여 있었던 그 현장에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들은 그는 그 한마디에 온몸을 내던졌고 결국 새카만 연기 속에 갇혀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정의롭고 솔직했던 내 아들 공일이. 불 냄새를 풍기며 퇴근하던 그 모습을 잊지 못하겠어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었다고 하지만 공일이가 왜 빠져나오지 못했는지 꼭 알고 싶어요."지난 6일 오후 8시 30분 전북 김제시 금산면의 한 단독주택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임용 1년 차 새내기 소방관 故 성공일 씨.어머니는 상복도 갈아입지 못한 채 조문객들을 끌어안고 오열했다. 어머니는"우리 아들이 허둥대는 애가 아닌데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라는 말을 쉰 목소리로 연거푸 내뱉었다.
아버지는 '정의롭고 솔직했던 아들'로 성 씨를 기억하고 있다. 성 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소방관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에 입학했다. 졸업하고도 3연속 낙방하는 슬픈 일도 있었지만, 끝없는 도전으로 4수 만에 그토록 원하던 소방관의 꿈을 이뤄냈다.장례식장 도착한 근조 화한. 김대한 기자아버지는"요즘 애들이 다 그렇지만 잘못을 지적하면 '아빠 그건 아닌데'라고 할 말을 똑 부러지게 했던 아들이다"며"나와는 달리 항상 솔직했고 정의로웠다 특히 여동생과 단 한 번도 다툰 적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성 씨는 일주일 전에도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성 씨는 퇴근 후 아버지에게 '고립이 됐었지만, 잘 구하고 왔다'는 짤막한 말만 남겼다. 아버지는 아들에게서 나던 진한 불 냄새를 회상하며 또다시 울먹였다.화재 진압 대원인 성 씨는 곧바로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갔고 그 발걸음은 그의 마지막 뒷모습이 됐다.
아버지는"소방대원이 구하러 들어갈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며"하지만 30분 동안 그 현장에 갇혀 있었던 우리 아들을 왜 아무도 구하지 않았는지, 왜 누구도 설명하지 않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대통령실 서면 브리핑을 통해"마음이 안타깝고 슬픔을 금할 길이 없다"며"고인이 가시는 길에 한치의 부족함이 없이 예우를 다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집에 할아버지 있다' 불길 뛰어든 새내기 소방관 순직어젯밤(6일) 경기도 수원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주민 1명이 숨지고 80여 명이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전북 김제에서는 30..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할아버지 구하기 위해 불타는 집에 뛰어든 새내기 소방관이 순직 했다순직한 소방관은 이제 서른 살,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았을텐데...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빕니다. newsvop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할아버지가 안에'…화마 속으로 뛰어든 새내기 소방관 순직(종합) | 연합뉴스(김제=연합뉴스) 임채두 나보배 기자=전북 김제의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던 소방관이 세상을 떠났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할아버지가 안에'…화마 속으로 뛰어든 새내기 소방관 순직전북 김제의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던 소방관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소방관은 임용된 지 1년도 채 안 된 꽃다운 새내기여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안에 할아버지가...' 불구덩이 뛰어든 새내기 소방관 숨져[앵커]서른 살 새내기 소방관이 불 난 집에서 할아버지를 구하려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안에 사람이 있다는 말에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갔지만, 둘 다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이승배 기자입니다.[기자]시뻘건 불길이 집을 완전히 집어삼켰습니다.뜨거운 화염에 목조 건물은 삽시간에 앙상한 잿더...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