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야유회 따라 갈래요' 그런 일 저도 겪었습니다 마흔이서글퍼지지않도록 추억 그림에세이 다자녀 남희한 기자
얼마 전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아빠 회사 야유회에 극적으로 함께 가게 된 열한살 딸아이 뉴스를 보셨는지. 아빠 회사 상사인 전무의 휴대폰 번호를 종이에 따로 써서 외워뒀다가는 전화를 걸어,"혹시 OOO 아세요? 제가 OOO 딸인데요"며 대화를 시도하는 깜찍한 행동이 뉴스로도 전해지면서 전국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아이다운 순수함에 예의바른 말투와 엉뚱함이 더해져 많은 이들이 미소 지었다.
다른 아이를 보며 미소 짓고 있던 얼굴이 자연스레 내 아이들에게로 향했다. 자식 가진 부모라면 모두가 겪어 보았을 소소한 즐거움이 하나 둘 생각나면서, 입가가 나도 모르게 귀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코로나 전, 가끔 해외 출장이 잡힐 때면 아이들의 오해와 장난으로 인해 짐 싸는 시간이 두 배는 길어지곤 했다. 그날도 캐리어가 나오면 어딘가 간다는 것을 아는 아이들이 우르르 모여들었다."아빠는 일하러 출장가요?"갑자기 비어 있는 출장 가방 안에 차례차례 들어가기 시작한 아이들. 그 모습에 당황스러우면서도 웃음 한 가득 머금고 사진을 찍었던 나.첫째의 장난과 애교 섞인 요구에 안 된다고 단호히 말할 수 없었던 것은, 장난인 줄 알면서도 정말로 데리고 가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물론, 가끔은 너무 순수해서 할 말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 이 순수함은 아이로선 당연하면서도 타인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무기가 되기도 하는데, 가령 이런 식이다. 치아 건강이 걱정되는 엄마의 잔소리에 이를 닦는 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 아이의 '이유 있는 항변'이 그것이다.당시 막 스스로 '치카치카'를 시작한 둘째의 이 말에 아내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이 닦기의 중요함을 온몸으로 강조하려던 아내의 연기에도 제동이 걸렸다. 펴지는 미간, 올라가는 입 꼬리, 결국 새어나오는 한숨 섞인 웃음.공기 밥이라며 정말 '공기'만 들어 있는 빈 밥그릇을 주며 많이 먹으라고 하는 것은 기본이고, 장사 놀이를 하면서 뭐든지 주문하라고 해놓고서는 자기가 원하는 주스 주문이 들어 올 때까지 주문을 '강요'하기도 한다.야유회 에피소드에서 처음과 끝을 관통하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했던 두 개의 키워드를 꼽자면 순수함과 따뜻함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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