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수출경합도 줄었지만석유화학·자동차·철강 등美서 주요품목 경쟁 치열
한국 수출이 7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역대급 '슈퍼엔저'가 변수다. 수출은 해외 투자은행이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경제 지표 중 하나로, 세계 경제·경기 상황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된다. 최근 수출 호조로 일부 IB에서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올리기도 했다.
1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값은 157엔대를 기록했다. 최근 일시적으로 160엔대를 넘기도 했지만 150엔대 후반에서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일본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이 영향을 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이날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을 기준으로 달러당 원화 값은 올해 들어 5.9% 하락했고, 달러당 엔화 값은 12.4% 떨어졌다. 달러당 가치를 비교할 때 원화보다 엔화 가치 하락 폭이 더 컸다는 뜻이다. 통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일반적으로 수출품 가격 경쟁력은 올라간다. 반대로 수입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에 원자재 수입이 많은 경우 수입물가에 비상이 걸리게 된다. 작년 8월에 나온 무역협회 분석 자료를 보면 달러당 엔화 값이 10% 떨어지면 한국 수출은 0.1% 감소해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엔 동조화 심화로 원화 값도 같이 떨어지고 해외 시장에서 한일 간 수출경합도가 과거에 비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주력 수출 품목의 경우 여전히 일본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어 슈퍼엔저가 올해 한국 수출 7000억달러 목표 달성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세계 시장에서 한일 간 수출경합도는 석유 제품이 0.827로 가장 높다. 자동차·부품도 0.658로 평균보다 훨씬 높다. 선박과 반도체, 철강도 0.5를 넘어 경쟁이 치열하다. 슈퍼엔저보다 원화 값 약세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원화 가치가 10% 하락하면 국내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평균 0.46%포인트 개선되지만, 수입비용 상승으로 대기업은 오히려 영업이익률이 0.29%포인트 악화될 것으로 추정됐다. 국내 수출 대기업들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가격 경쟁을 하기보다 기술·품질 경쟁을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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