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읽는 노동] 영화
우리 동네 어느 로터리에 비석이 하나 있는데, 거기 새겨진 문구는 다음과 같다. '바르게 살자.' 말 잘 듣는 사람이 바른 사람 아닌가, 아직도 저런 문구를 급훈으로 삼으려나 하며 속으로 웃은 적도 있다.
인간다움의 가치를 지키려고 한다는 점에서 아렌트와 명화, 도균은 '바른 사람'이다. 는 관객에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질문을 하게 한다. 어떤 정답을 제시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더 나은 선택이 있다는 걸 암시한다. 세로로 우뚝 솟은 황궁아파트 대신 가로로 뉘어진 아파트 주변에서 다 같이 솥을 걸고 밥을 지어 나눠 먹는 그런 따뜻한 그림말이다.다시 물어보자. 정말 내가 그 상황에 놓이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춥고 배고프니 문을 열어달라고 할 때, 선뜻 열어줄 수 있는가? 물론 모든 게 무너진 상황에서 그 문은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에겐 '문'이야말로 자신의 안전, 더 정확히는 생존을 담보해주는 무언가일 수 있다. 내 집과 내 몫에 관한 욕망이 설령 착각이라고 하더라도, 쉽게 포기할 수가 없다.
대신 확실한 것이 있다. 바로 아파트 주민과 외부인의 경계다. 그 징표만큼 명징한 게 없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가 확실히 보이고, 불안이 안정으로 바뀐다. 그러니 문과 담장이 모두 무너져 경계가 완전히 사라졌다 해도, 다시 경계를 그음으로써 안정을 확보하려 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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