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월북, 내 소설과 흡사해 놀라'…장편 '핵가족' 쓴 한요셉
며칠 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견학하다 무단으로 북한으로 넘어간 주한미군 병사 얘기가 아니다. 지난 19일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한국계 미국인 작가 한요셉의 장편소설 '핵가족'에 나오는 하와이 이민 2세대 주인공 '제이컵 조'의 이야기다.
제이컵은 죽어 혼령이 된 외할아버지 '백태우'의 귀신에 씌어 판문점서 월북을 기도하다 한국군 초병의 총격에 부상을 당한다. 백태우는 죽은 뒤 귀신이 된 뒤에도 휴전선을 넘어 그리운 고향 땅에 돌아가기를 꿈꾸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영어 강사를 하러 서울을 찾은 외손자의 몸을 빌리지만, 이마저 실패한다. 살아서도, 죽어 혼령이 돼서도 남북을 가르는 벽은 초월할 수 없는 대상이었다.이 작품은 공교롭게도 주한미군 병사의 월북 보도가 터져 나온 시점에 국내에서 출간됐다. 하와이 호놀룰루에 거주 중인 한요셉 작가는 20일 원격으로 진행된 한국 언론과의 간담회에서"오늘 지인에게서 미군 병사의 월북 소식을 전해들었다"면서"내 작품 속 이야기와 너무나 흡사해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동포 작가 한요셉의 데뷔작인 이 작품은 지난해 미국에서 출간돼 '타임'의 '올해의 책' 리스트에 들고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퍼블리셔스위클리 등 주요 언론과 출판지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화제작이다. 이 소설로 그는 전미도서재단의 '35세 이하 가장 주목받는 작가 5인'에도 선정됐다."이민가정에서 자라면서 정체성의 혼란이 컸어요. 한국과 연결고리가 선배 동포 작가들의 시와 소설이었죠. 소설 '종군위안부'를 쓴 노라 옥자 켈러 등에게서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저만의 고유한 배경이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다른 많은 이들의 이야기였고, 그들과 제가 연결돼 있다고 느끼게 됐어요."작품 속에서 외할아버지 백태우의 존재를 모르고 자란 '제이컵'은 태우를 통해 생사의 경계에서 닥쳐오는 가족과 분단의 역사를 생생히 체험하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깨달아간다.
한요셉은 조만간 하와이 한인 교포사회를 깊이 다룬 단편집도 낼 계획이다. 이미 집필을 마친 이 소설집에서 그는 부모 세대의 이민에 얽힌 사연, 한인 교회 이야기 등 '핵가족'에서 다뤄진 내용들을 좀 더 내밀하게 파고들었다고 한다. "하와이 한인사회에 관한 장편도 구상 중입니다. 이번 '핵가족'과 곧 낼 단편집과 함께 하나의 시리즈죠. 이 삼부작이 완성되면 하와이를 벗어나 글로벌한 시각에서 새 작품을 써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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