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은 직접 제페토, 로블록스 등에 접속해 가상 공간 내에서 발생하는 성범죄 실태를 확인해봤다. 로블록스의 경우, 맵에 입장한 지 5분도 되지 않아 취재진은 한 남성 아바타가 여성 아바타를 욕실에 가두려는 모습을 포착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20년 6월, 인공지능 발전의 이면에 차별·감시·인권침해 가능성이 있다면서 국회가 관련 육성법을 만들 때 인권 보호 규정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식 표명하기도 했다.
취재진은 메타버스의 주 이용층이 10대라는 점을 고려해 아바타를 18세 청소년으로 설정했다. 이용자들은 취재진의 아바타에 관심을 보이며 인사를 건넸으나 이내 선정적인 주제로 대화를 이어갔다. 그중 20대 남성은"우리 사귀자"고 말하며 자리를 옮기자고 제안했다. 미성년자라고 여러 차례 밝혔음에도 해당 남성은 성적인 농담과 함께 이동할 것을 유도했다. 두 번째로 접속한 메타버스는 '로블록스'였다. 제페토보다 이용률이 높은 만큼 성범죄의 수위 또한 심각했다. 취재진은 제페토에 접속한 캐릭터와 똑같은 성별과 나이를 적용해 아바타를 제작했다.
취재진이 접속한 월드는 'VR 챗의 음지'로 불리는 곳으로, 성관계가 목적인 이들이 모이는 공간이었다. 해당 월드는 겉보기엔 온천탕이 있는 호텔로 보이나 실상은 디지털 유흥업소 그 자체였다. 총 4층으로 이뤄진 건물의 맨 위층에는 근사한 경치와 함께 온천을 즐길 수 있는 노천탕이 있다. 1층과 4층은 VR기기가 없어도 출입이 가능하지만 2층과 3층은 VR기기가 있어야 입장할 수 있는데 문제는 이 두 층이 디지털 성범죄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2층에는 클럽을 연상하게 하는 조명과 무대가, 3층에는 침실이 여럿 있었다. 2층에서 헌팅에 성공하면 성관계를 위해 3층의 룸으로 향하는 구조다. 서로를 만지며 수위 높은 대화를 일삼는 그들의 목소리가 공간을 가득 메웠다.
더 큰 문제는 연령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미성년자도 쉽게 접속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Only VR', 즉 VR 전용인 이곳은 기기만 착용하면 시공간을 불문하고 입장할 수 있는 글로벌 유흥업소다. 타인의 신체를 허락 없이 만지고, 성행위를 관음하거나 나체를 촬영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 이곳은 보통의 가상공간과 분명 다르다.이에 대해 이지영 서울디지털재단 선임은 지난 11월 30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메타버스가 새로운 디지털 사회로 자리매김하려면 윤리 가이드라인, 윤리 리터러시 프로그램 등의 제도 마련과 윤리 의식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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