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개월간, 4세대 아이돌 그룹 르세라핌은 여러 논란에 시달렸다. 코첼라 무대에서의 라이브 실력으로 많은 지적을 받은 터라 이번 컴백은 정말 중요했다. 개인적으로 르세라핌이 이번 컴백에서 딱 세 가지를 충족시키기를 기대했다. 첫째 좋은 퀄리티의 음악, 둘째 새로운 콘셉트, 셋째 '실력'에 대한 대중의 신뢰 ...
개인적으로 르세라핌이 이번 컴백에서 딱 세 가지를 충족시키기를 기대했다. 첫째 좋은 퀄리티의 음악, 둘째 새로운 콘셉트, 셋째 '실력'에 대한 대중의 신뢰 회복이다. 하지만 지난 8월 30일 발매된 앨범 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첫 번째 조건인, 좋은 음악은 만족스럽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분명 는 올해 발매된 케이팝 곡 중에서도 손꼽힐 만큼 스타일리쉬한 작품이다. 테크 하우스를 뼈대 삼아 퐁크의 맛을 살짝 버무리는 솜씨가 놀라운 수준이다. 장르 특유의 사운드 텍스처를 세련되게 구현하면서도 케이팝의 유전자를 성공적으로 이식해냈다. 이전까지 선보여온 라틴-힙합과 차별화되는 댄스 뮤직을 본격적으로 차용해 팀의 음악색을 확장하는 영리한 전략이 돋보인다. 일부 트랙은 저스틴 비버, 레이디 가가, 비욘세 등과 작업했던 프로듀서 블러드 팝이 곡 작업에 참여하며 완성도를 높였다.사실 르세라핌의 '독기' 콘셉트는 처음부터 어느 정도 모순이 있었다.
르세라핌은 미국과 일본의 B급 서브컬처들을 두루 아우르며 키치함을 정조준했지만, 일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어색하고 뻣뻣해 보이기도 하다. 가장 큰 문제는 이렇다 할 오리지널리티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부분이다. 이번 르세라핌의 콘셉트를 보면 레드벨벳의 나 찰리 XCX , 차펠 론, 에스파 등 수많은 국내외 아티스트의 콘셉트가 겹쳐 떠오른다. 결국 르세라핌만의 캐릭터성을 구축하기엔 어딘가 부족한 모양새다.마지막으로 멤버들의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 사실 새로 발표한 에는 르세라핌의 보컬 실력을 보여줄 구간이 없다. 이 앨범의 수록곡들은 트랩 힙합곡이었던 전작 보다도 음의 고저 차이가 작다. 테크 하우스의 장르적 특성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이 시점에서 굳이 이러한 장르를 택해야 했는지 의문이 남는다. 실력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어려운 파트 자체를 통째로 없앤 건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전략이 아니다.
사실 르세라핌은 실력이 부족한 그룹이 아니다. 특히 멤버 김채원의 경우 뛰어난 기본기와 곡 해석력을 지녔다는 평을 받는다. 이번 곡에서도 탄탄한 발성을 토대로 파열음의 청각적 쾌감을 잘 살린다. 르세라핌은 지난 8월 30일, 새 앨범을 발표하며 활동을 시작했기에 앞으로 실력 논란을 불식시킬 기회는 많다. 음악 방송의 라이브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현재 르세라핌에 필요한 건 대기업의 물량 공세가 아니라 오랜 매니지먼트 경험을 통해 매너리즘을 극복하는 노하우다. 이 부분에서 SM 엔터테인먼트의 실력은 탁월하다. 아이돌의 초반 사이클 이후 비즈니스 모델을 다각화하고 성장 로드맵을 확장하는 데 능하기 때문이다.
에스파가 대표적이다. 에스파는 광야 세계관에 대한 대중의 피로감이 쌓이며 매너리즘에 빠질 즈음 케이프펑크를 절묘하게 배합한 로 커리어 제2막을 열었다. 결과적으로 '쇠 맛' 나는 에스파코어의 미학을 정립해 지속성 있는 새 콘셉트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현재 르세라핌에게 필요한 건 이런 혁신적인 리브랜딩 전략이다. 르세라핌 사태는 하이브가 향후 케이팝 산업을 건강하게 주도해 나갈 역량이 있는지 검증하기 딱 좋은 시험대다. 에 다소 아쉬움은 남지만, 멤버들의 스타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니 여건만 다시 갖춰진다면 얼마든지 재반등할 수 있다. 르세라핌이 박수를 받으며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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