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시간 근무는 극단적 가정'? 정말 무지한 생각' 김영선 69시간제 노동시간_유연화 이영광 기자
윤석열 정부가 노동 개혁의 일환 중 하나로 내세운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이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최근 정부가 내세웠던 주 69시간 노동제를 두고 논란이 불거지고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자,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저도 오락가락하는 이유가 궁금해요. 아마 조직 간의 소통 부족도 있을 테고요. 여러 가지라고 볼 수 있는데요, 개편안 자체에 내재한 모순점 때문에 의견이 충돌하고 정리가 안 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개편안 발표하면서 선택권, 건강권, 휴식권을 보장한다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이런 매력적인 가치들이 불건강과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는 개편안의 내용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순적인 지점이 있습니다. 장시간 노동과 불규칙한 노동이 발생할 것을 알면서도 이걸 노동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내세우려는 점도 인지와 행동이 서로 조화되지 못하는 상황을 유발하는 것이고요. 이러한 가운데 이견들이 조정되지 않으니 오락가락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여러 연구에서도 불건강과 불균형을 유발한다는 결과들이 많고 그 결과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이걸 개혁으로 포장하려고 하니 내부에서도 부대끼고 답답한 노릇일 것이라 봅니다.
또한 개편안은 그렇게 강조했던 법치주의와도 상충하는 안이라고 봅니다. 법정근로시간 40시간을 훨씬 상회하는 안이기 때문에 스스로 법치주의의 발목을 잡는 자가당착적인 정책입니다. 정책을 추진하는 데 탄력을 받을 수 없고 오락가락하면서 스스로 어그러지는 와중에 있다고 생각합니다.""언뜻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게 현실적으로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이런 현실 적합성이 떨어지는 발언이야말로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많은 사람의 직장 생활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얘기이지 않을까 합니다. 9시간이 극단적인 가정이라고 한다면, 한국 사회에서 왜 과로사나 과로 자살 같은 극단적인 비극들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생하는지도 설명이 안 되는 거잖아요. 해외에서도 과로사를 'kwarosa'라고 고유명사로 표기할 정도죠. 사실 극단적인 가정이란 인식이 무지보다는 무책임으로 보이고요. 그래서 더욱 섬뜩하다는 생각이 듭니다.""법정근로시간 40시간을 기준으로 5시간 더 일하는 집단 또는 10시간 더 일하는 집단과 건강 영향을 비교하는 연구를 보면 후자들의 불건강 정도가 더 높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습니다. 더 긴 시간 일할수록 운송노동자의 경우 요통 정도나 사고위험이 더 높아지고, 서서 일하는 노동자의 경우 하지정맥류의 질환이 더 심하고, 통행료 징수원 같은 경우 방광염의 정도가 높아지고, 야간노동자의 경우 수면장애 비율이 더 높다는 것입니다. 법정근로시간 40시간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작금의 논의들은 불건강과 불균형을 야기하는 기이한 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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