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100〉 ‘몸과 몸의 싸움’만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 [K콘텐츠의 순간들]](https://i.headtopics.com/images/2023/3/9/sisain-editor/1229654588516481332544-1229654588516481332544-1633694100812619778.webp)
‘낙오’한 수많은 몸들이 사라지는 과정은 너무나 현실과 닮아 있다. 📝 복길 (자유기고가)
야? 지금 회원님 몸이 무너져가고 있는데 그게 중요할까?” 창피하고 무안했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나는 한심한 생각을 했다. 왜 반말이지? 넷플릭스 서바이벌 예능 〈피지컬:100〉을 시청하는 건 그때 만난 트레이너 100명을 마주하는 것과 같은 경험이었다. 오프닝부터 ‘인간의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문장이 ‘쿵’ 하고 떨어졌다. 나는 가만히 앉아서 거짓말쟁이가 되어 정직한 출연자들을 형벌처럼 맞이해야 했다. 차가운 조명이 드리운 거대한 콜로세움에 100명의 몸을 본뜬 토르소가 있었다. 그곳에 처음으로 등장한 출연자는 국가대표 체조 선수 양학선이었다. 얼마나 게으른 몸들을 꾸짖고 싶었으면 올림픽 메달리스트부터 등장시키는 것인가….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 헬스 트레이너, 특수부대원, 보디빌더, 피트니스 모델, 운동 유튜버, 팔씨름 챔피언…. 100명이 모두 압도적인 피지컬을 갖추고 있으니 어느 순간부터는 두려움이 사라지고 대신 깨달음을 얻는다.
‘서바이벌’ 콘텐츠의 숙명 ‘웨이트 트레이닝’을 유행이 아닌 ‘자기 관리’라는 소양으로 자리 잡게 한 유튜브 채널 ‘피지컬 갤러리’, 운동선수들의 압도적 신체 능력이 그 자체로 쇼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뭉쳐야 찬다 2〉, 여성 스포츠 스타들의 활약을 재조명했던 〈노는 언니〉, 여성의 신체적 가능성을 확장하는 〈골 때리는 그녀들〉,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들이 격투의 주인공이 되는 〈좀비 트립〉까지. 〈피지컬:100〉은 근래 유행하고 있는 ‘몸’에 관한 모든 쇼를 불변의 흥행 전략인 ‘서바이벌’의 형체 속에 녹여낸다. 작품은 지상파 방송사인 MBC가 자사 송출을 하지 않고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로 독점 릴리스를 결정한 최초의 콘텐츠다. 이뿐만 아니라 시사교양국 소속 PD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며 다큐나 예능이라는 장르 코드 자체의 구분을 지우고, 기존 서바이벌의 문법을 탈피해 한국 예능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난해한 보조 자막과 리플레이의 남용을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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