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비글 셋과 캠핑을 떠났을 때는 캠핑은커녕 종일 비글 찾아다니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에너지 대방출, 여행 아닌 모험이라도 괜찮아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가 비글들과 함께 카누잉을 즐기고 있다. 세 마리 비글과 함께 집을 나와 여행을 한다는 것은 모험에 가깝다. 개가 한 마리만 있을 때는 무리 없이 여행이나 캠핑하러 다녀올 수 있지만, 두 마리 이상이 되면 용기가 백배쯤 필요하다. 비글은 꼭 사람 아이 같은 특성이 있어서 혼자 다닐 때는 매너가 좋다가도 2~3마리가 모이면 난리가 난다. 장난은 둘째치고 하지 말라는 짓만 골라서 한다. 그럼에도 세 마리와 여행에 나서는 이유는 단순하다. 두고 가면 너무 외로울 테니까. 서울에 남은 개들도 그렇지만 나도 마음이 불편하니까 함께 길을 나서기로 한 것이다. 혹은 어디로 사라지지 않을까 노심초사 긴장하는 바람에 여가를 즐길 여유도 없었다. 캠핑까지 와서 비글에게 목줄을 채우고 움직임을 제한하는 건 활동량이 많은 그 녀석들에게 고문이나 다름없다.
‘이 섬은 너희들이 절대 탈출할 수 없는 곳’이라고 각인시키는 의미에서 함께 섬 끄트머리로 산책하러 나갔다. 에너지가 재충전된 탓인지, 그동안 답답했던 목줄 생활의 짐을 던져버린 자유의 표현인지 비글들은 뛰고 또 뛰었다. 난 이런 모습을 보려고 무인도로 찾아왔고, 이제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을 이 시간에 감사했다. 어둑어둑 땅거미가 내려앉은 섬 주위의 풍경은 혼자 바라보기에는 사치스러울 정도였다. 다음 날 아침. 흐릿한 하늘을 보니 일기예보대로 비가 오려나 보다 싶었다. 오후에 비 소식이 있었지만 산이나 강 주변에는 예보보다 강수량이 많거나 좀 더 일찍 찾아오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자연은 순간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다. 우리가 자연을 찾아온 이상 자연의 법칙을 존중하고 따라야 한다. 점심이 되자마자 비가 하늘에서 뚝뚝 떨어졌다. 대부분 사람은 비 오는 날 캠핑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난 ‘우중 캠핑’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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