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걸 아프다고 슬픔으로만 마주하면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 말이다' '아직도 세월호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너 아직도 그 활동하니? 이러는 사람도 있다' 극단 '노란리본' 배우이자 세월호 엄마들의 이야기다. 세월호 노란리본 장기자랑 영화추천
세월호 참사를 겪은 일곱 명의 엄마가 연극을 통해 아이들을 향한 기억을 이어가는 휴먼 다큐멘터리 영화 '장기자랑' 의 이소현 감독, 영만 엄마 이미경 씨, 윤민 엄마 박혜영 씨, 예진 엄마 박유신 씨가 4일 오후 서울 동작구 한 카페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스포일러 주의
새로운 연극 '장기자랑'을 준비하는 엄마들 사이의 질투와 갈등은 깊어지고 급기야 몇몇은 극단을 나가버린다. 이 순간, 나도 모르게 두 손을 맞잡을 정도로 긴장감이 형성된다. 이미 이전부터 묘하게 영만 엄마와 예진 엄마 사이에는 어떠한 기류가 흘렀다. 주연 자리를 놓고 시작된 치열한 두 배우의 경쟁에서 비롯된 것이다. 가히 다큐판 '여배우들'이다.영화 '장기자랑'은 제주도 수학여행에서 선보일 '장기자랑'을 준비하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청소년극 '장기자랑'을 준비하는 엄마들의 일상을 따라간다. 그 안에서 만난 '4.16가족극단 노란리본' 소속 배우들이자 세월호 엄마들의 모습에서는 '희로애락'을 만날 수 있다. 그들도 '배우'로서 욕망하고, '한 사람'으로서 기뻐하고, '한 엄마'로서 슬퍼한다.
예진 엄마 : 9주기가 다가오는데, 그동안 연락 못했던 사람에게 연락하면 인제 와서 미안하다고 한다. 잊었다가 아니라 너무 아플 거 같다는 생각에…. 그럼에도 9주기가 와서 초대하고 부르니까 인제 와서 미안하다고, 관심 갖겠다고, 그런 사람도 있다.윤민 엄마 : 이런 마음도 약간 그런 게, 국민 대다수가 세월호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난 그것도 좋은 건 아니라고 본다. 세월호를 어둡고 슬프게만 보는 거기에, 생각만 해도 미안하니까 밀쳐놓는 거다.연극 활동을 몇 년째 하고 있는데, 영화도 연극도 마찬가지다. 우리한테는 딜레마다. 관객이 맨날 똑같다. 새로운 연극을 하는데도 공연 보는 사람은 똑같다. 우리도 되게 고민하고 있는데, 이걸 타개할 방책이 별로 없다. 우리도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고, 새로운 사람이 공연을 봐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항상 가보면 작년에 봤던 사람이 이번 연극을 또 본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일곱 명의 엄마가 연극을 통해 아이들을 향한 기억을 이어가는 휴먼 다큐멘터리 영화 '장기자랑' 에 출연하는 윤민 엄마 박혜영 씨, 영만 엄마 이미경 씨, 예진 엄마 박유신 씨가 4일 오후 서울 동작구 한 카페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윤민 엄마 : 초기에 전국 투어를 하러 많이 돌아다녔다. 몇 년이 지나도 지방에 내려가면 그런다. '세월호 유가족'이라고 하면 우리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긴 한데,"아이고, 어머니" 하면서 마치 우리가 연예인인 것처럼…. 반갑다고 하고, 유가족이 여기까지 왔다고 하고.윤민 엄마 : 지방에서는 사실 세월호 유가족을 맞대면할 일이 별로 없다. 그런데 안산에 오면 세월호 유가족이 발에 채인다고 했다. 영화에는 우리 개인 일상이 드러난다. 세월호 유가족이 저렇게 사는구나, 우리와 똑같은 엄마구나, 이런 게 처음으로 다 까발려진 거 같은 느낌도 든다.
영만 엄마 : 어느 순간 이걸 깨야겠다고 생각했다. 늘 슬퍼야 하고 누가 늘 날 보고 있다는 생각에 표정지어야 하고, 그런 게 내 스스로 용납이 안 되더라. 영화에서 그걸 그대로 보여준다. 유가족도 보통 사람과 똑같은 감정을 갖고 있고 기쁠 때 기뻐한다는 걸 말이다. 하루 종일 슬퍼야 하는 건 아니니까. 그런 걸 있는 그대로 봐주면 좋겠다. 다른 시선으로 보는 게 아니라, 유가족도 저렇게 즐거울 때가 있고, 다양한 감정을 갖고 다 표출하고 산다는 걸 말이다.영만 엄마 : 각자의 색깔이 다 있다. 자기가 가진 색깔, 감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거다. 사람들이 세월호 유가족을 늘 슬프게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사회를 바꾸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사람들로 봐주는 게 좋을 거 같다.▷ 이미 봤지만, 이야기를 듣다 보니 또 보고 싶어진다. 본격 홍보 타임이다. '장기자랑'을 보러 오실 관객들에게 '우리 영화는 이런 영화다'라고 이야기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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