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오모테산도에 있는 쇼핑몰 오모테산도 힐스는 안도 다다오의 2006년 작품이다. 오모테산도에 들르면 이 건물을 지나지 않기도 어렵다. 하라주쿠역부터 오모테산도역까지 ...
일본 도쿄 오모테산도에 있는 쇼핑몰 오모테산도 힐스는 안도 다다오의 2006년 작품이다. 오모테산도에 들르면 이 건물을 지나지 않기도 어렵다. 하라주쿠역부터 오모테산도역까지 약 1㎞ 이어지는 느티나무 가로수길에 300m가량 접한 긴 건물이 오모테산도 힐스다. 명품으로 유명한 이 거리에서 샤넬로 시작해 크리스찬 디올, 에르메스를 거쳐 루이비통으로 끝나는 여정에 오모테산도 힐스는 길 건너편에서 묵묵히 함께한다. 가로수가 울창한 계절에는 오모테산도 힐스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안도 다다오가 이 건물을 설계하면서 느티나무 가로수보다 높게 지을 수 없다고 고집한 탓이다. 쟁쟁한 럭셔리 브랜드의 각축장에서 오모테산도 힐스는 지금 홀로 키가 작다.
당시 이미 세계적 건축가 반열에 들었던 안도 다다오에게 불명예스러운 비난이 쏟아졌다. “유행에 뒤처진 건축가!” “안도상은 고집불통!” 3개월마다 토지주, 디벨로퍼와의 껄끄러운 만남이 이어졌다. 안도 다다오는 자서전 에서 이렇게 회고했다. “첫 회합부터 마지막 회합까지 프로젝트에 대한 나의 방침은 큰 틀에서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아파트가 지켜온 오모테산도의 풍경, 그것은 반드시 남기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1995년 한신대지진을 겪은 아파트는 너무 위험해 부숴야 했다. 대신 안도 다다오는 오모테산도 힐스 한쪽 끝에 아파트 한 동을 완전하게 재현해 덧붙인다. 물론 외관만 주택일 뿐, 내부는 상업공간이다. 바로 옆에 공중화장실이 있어 그 주변에서 발걸음을 늦추면, 멀끔한 쇼핑몰과 이질적으로 붙은 아파트에 눈길이 멈춘다. 20세기 초 아오야마아파트의 기억을 만나는 순간이다.명품 거리에 남은 1920년대 아파트의 풍경, 우리도 이 전례를 따라서 비슷한 걸 시도한 적 있다.
거의 평생을 주택 연구에 매진한 고 박철수는 최근 출간된 유작 를 “우리는 여전히 ‘마포아파트 체제’ 속에 있다”라는 문장으로 끝맺는다. 마포아파트는 주공이 1965년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건설한 10개 동, 642가구 아파트를 말한다. 마포주공은 최초의 역사를 여러 장 썼다. 최초의 단지형 아파트, 최초의 분양 아파트, 최초의 재건축 아파트 등이 마포주공이 뿌린 ‘K주거’의 유전자다. 이 유전자가 널리 퍼져 초중등학교, 대형 상가와 공원까지 품은 3000~4000가구 아파트단지인 반포주공, 잠실주공, 개포주공 등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런 대단지는 더 큰 대단지로 재건축되면서 대단지의 신화를 더욱 탄탄하게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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