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숨은영웅] 70년만에 지킨 약속…전사자 추모비서 전우와 '눈물의 해후' | 연합뉴스

[한국전 숨은영웅] 70년만에 지킨 약속…전사자 추모비서 전우와 '눈물의 해후'

로베르토 시에라 바르보사 옹과 아내 베르타 여사1930년 6월 7일 멕시코 중부 미초아칸주의 유서 깊은 마을인 파트스쿠아로에서 태어난 로베르토 시에라 바르보사 씨는 정확히 20번째 생일을 막 지난 1950년 7월 27일에 한국 해역에 도착했다. 전쟁 발발 한 달여 만이다.

지난 5월26일 멕시코시티의 한 호텔 로비, 지난 달 24일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저에서 두 차례 만나 인터뷰한 돈 로베르토 씨는"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내가 참전했다는 사실을 내 주변 사람들은 전혀 몰랐다"며"굳이 숨길 이유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남에게 이야기할 만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양심의 가책이라는 위대한 판관은 우리에게 입을 다물 것을 요구했다고 믿어왔다"는 노병은" 경험을 표현할 마땅한 언어를 찾기는 쉽지 않다"고 부연했다."아군이 얼마나 큰 피해를 봤는지, 또 우리가 얼마나 큰 피해를 줬는지 모릅니다, 그것은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것이지요."

"어느 날 정찰 중 습격을 받아 숨을 거둔 한 전우가 혹시 한국을 찾게 되면 자신을 찾아 달라는 말을 해 그러겠다고 한 적 있었다"는 돈 로베르토 씨는 용산 전쟁기념관 측의 도움으로 전사자 명비에서 그의 이름을 찾아 눈물의 재회를 했다고 한다.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알마다, 안토니오 로사노 부스토스 씨 등 다른 참전용사 등과 함께 지난해 방한했던 노병은"신화 속 불사조처럼 잿더미에서 솟아난" 한국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당시 코로나19에 걸려 병원에서 치료받았던 그는"의료 시스템 역시 대단했다"고 감탄했다.돈 로베르토 씨는"군인들에겐 당연히 임무가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명확한 좌표를 주지만, 결국 인간들 사이의 다툼은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며"다만,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진전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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