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트럼프의 '머니 머신'

얼마 전 시사회에서 본 영화 '어프렌티스'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기 전, 젊은 사업가 시절을 다룬다. 어프렌티스는 직역하면 '견습생'으로 트럼프의 사업 초년병 정도를 뜻할 것이다. 또 2004~2015년 방영돼 대중에게 트럼프를 성공한 기업인으로 각인시킨 TV쇼 이름이 '어프렌티스'였다. 여기에서 트럼프는 '당신 해고야(You're fired)..

얼마 전 시사회에서 본 영화 '어프렌티스'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기 전, 젊은 사업가 시절을 다룬다. 어프렌티스는 직역하면 '견습생'으로 트럼프의 사업 초년병 정도를 뜻할 것이다. 또 2004~2015년 방영돼 대중에게 트럼프를 성공한 기업인으로 각인시킨 TV쇼 이름이 '어프렌티스'였다. 여기에서 트럼프는 '당신 해고야'라는 말로 유명세를 탔다.

영화에서는 그가 건물 임차인들한테서 밀린 월세를 악착같이 받아내는 장면들이 나온다. 닭장 같은 집들을 찾아다니며 트럼프는 봉변도 당하지만 '돈 쓸어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트럼프는 변호사이자 정치 브로커인 로이 콘을 만나 사업 성공과 함께 권력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배워간다. 극우주의자로 권모술수에 능한 콘은 남의 약점을 잡아 협박하며 상대와 거래하는 데 능한 인물이다. 그는 정부가 부자들의 돈을 털어 사회복지에 펑펑 쓰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가 트럼프에게 명심하라고 건넨 승리 비결 3계명이 인상적이다. 공격을 계속하고, 부인하며 잡아뗄 것과 패배를 결코 인정하지 말라는 것. 지금 트럼프의 정신세계는 이 시절 완성된 것이다.

최근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정책의 트럼프화'라는 기사에서 11월 대선에서 누가 이기든 간에 트럼프 스타일이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의 어젠다를 재정의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외교는 '세계가 미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인데 현 민주당 정부도 거세게 중국을 압박하는 등 놀랄 정도로 겹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15일 한국을 '머니 머신'이라며 주한미군 주둔비용 인상을 재차 압박했다. 그는 한국에 연간 100억달러를 요구했는데 이달 초 합의한 2026년 분담금 대비 9배가량 많다. 다음 날에도"그들은 돈을 내지 않는다. 더 이상 이용당할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가 과거 집들을 돌며 월세를 알차게 걷어가는 영화 장면과 오버랩되는 발언들이다. 다음달 미국 대선 이후가 벌써부터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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