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안 될 수 없는 마케팅입니다. 부의 마지막 추월차선에 오르세요” 지난 12일 오후 2시, ‘코인설명회 성지’로 불리는 선릉역 지하 모임 공간에 들어서자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다.
강남 테헤란로의 한 빌딩에서 20일 코인투자업체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권도현 기자지난 12일 오후 2시, ‘코인설명회 성지’로 불리는 선릉역 지하 모임 공간에 들어서자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다. 14개 강의실 문엔 생경한 코인들의 이름이 붙어 있었고, 각 강의실은 설명회를 들으러 온 투자자들로 가득했다. 빨간 등산복을 입고 머리를 볶은 주부, 백발에 중절모를 쓴 노인들이 저마다 일확천금의 꿈을 들고 복도를 바쁘게 오갔다. 코인 광풍이 휩쓸고간 강남 곳곳은 이미 폐허가 됐지만, 선릉역 모임 공간은 공장처럼 ‘달콤한’ 미래를 찍어내고 있었다.
“저도 처음엔 네트워킹이 불법이라고 생각했어요. 사기가 좀 많나요.” 자신을 코인 전문 애널리스트라고 소개한 A 대표는 설명회를 시작하기 전 대뜸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코인과 네트워킹이 어떤 관계가 있냐고 묻자 “이쪽 일이 처음이냐”는 답변이 돌아왔다. 다단계 조직을 만들어 코인 가격을 띄우고, 시세 차익으로 돈을 버는 일은 이미 업계에선 상식으로 통했다. A 대표는 “코인은 부수적인 것”이라며 “네트워킹을 하다보면 원금 회수도 하고 코인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A 대표가 이날 설명한 사업 구조는 간단했다. 오는 7월 자체 메인넷 플랫폼을 구축하는 한 코인이 있는데, 구축 전에 이 코인 채굴에 투자해 시장을 선점하라는 것이었다. 다만 이 사업에 투자하려면 최소 1400만원을 선납해야 하는데, 새로운 투자자를 데려올 때마다 ‘수당’으로 매달 50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여기에 더해 코인이 실제로 채굴되면 데려온 투자자 수에 비례해 코인을 차등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1년 안에 1000억원대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A 대표를 그룹장으로 하는 조직이 200여명의 신규 투자자 모집에 성공하면 추가로 500만원도 주겠다고 했다. A 대표는 “원금 회수는 물론, 억만장자가 될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A 대표는 이날 설명회에서 단 한 번도 ‘다단계’라는 말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설명회가 후반부로 접어들자 A 대표의 설명 곳곳에서 다단계를 가리키는 정황이 묻어났다. 그는 ‘네트워킹’이라는 표현을 썼다. A 대표는 거대한 피라미드를 화면에 띄우며 “열심히 할수록 많이 버는 구조”라고 했다. 피라미드 옆엔 1레벨부터 11레벨까지의 등급표와 각 레벨이 벌 수 있는 돈이 적혀 있었다. 투자자의 인적사항이 적힌 카드표도 보여주며 “이분은 이미 큰돈을 벌었다”고도 했다.뒤늦게 코인판에 뛰어든 이들 대부분은 50대 이상 장년층이었다. 설명회가 끝나자 흰머리를 뒤로 빗어넘긴 한 여성은 “인생을 바꿀 기회”라며 기자에게 같이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이미 코인판을 돌며 네트워킹을 해본 경험이 있으며, 자신이 움직일 수 있는 별도의 네트워크도 있다고 했다.
코인 업체들의 단기임대를 여럿 중개했다는 공인중개사 B씨는 “투자자 대부분이 어르신”이라며 “모두 다단계로 오시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B씨는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로 실패한 분들을 타겟으로 하는 업체가 많다”며 “유명인들도 개발에 참여했다고 홍보하고, 무엇보다 설명이 어려워 못 알아들으니 투자에 뛰어들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대기환경 빅데이터 구축... 공무원 대상 설명회 열려대기환경 빅데이터 구축... 공무원 대상 설명회 열려 대기배출원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 김병기 기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화성 마도면 여자교도소 설명회 결렬... '원점 재검토'"직업훈련교도소, 외국인보호소 있어... 설치 재검토 원해"-법무부 "공청회 일정 조율할 것"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대통령실 '우크라 무기지원, 향후 러시아 행동에 달려있다' | 중앙일보윤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 발생할 때'를 말하며 군사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한국 땅에서 장애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한국 땅에서 장애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 장애여성 이명옥 기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이병헌 뒤늦은 고백…'올드보이 · 기생충 거절하고 후회했다'배우 이병헌이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학생, 청중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19일 미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맥카우홀에서 열린 '한류의 미래 : 글로벌 무대의 한국 영화' 콘퍼런스에서입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0.1% 석학 13명 만나봤다…그들도 몰랐던 '닮은점' | 중앙일보'오타쿠'가 세상을 바꾼다? 성공한 이들의 공통점 5가지를 공개합니다.\r석학 성공 TheJoongAngPlus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