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법률비서관의 딜레마 SBS뉴스
몇 년 전 야당 출입기자를 하다 여당 출입기자가 됐다. 정권이 바뀌자 맨날 보던 사람들이 어디 이사장도 되고 감사도 되고 협회장도 됐다. 집권하면 나눠줄 수 있는 자리가 그토록 많은 줄 미처 몰랐다. 이래서 그렇게 악착같이 정권을 잡으려고 하는구나 싶었다. 이른바 '낙하산 인사'는 단순한 관행 수준을 넘어 정치 그 자체처럼 느껴졌다.이런 관행에 경종을 울린 게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이다. 문재인 정부 초기 환경부가 산하 공공기관 임원을 물갈이하기 위해 위법을 저질렀단 게 사건의 골자다. 3년에 걸친 수사와 재판 끝에 김은경 당시 환경부장관에게 직권남용 등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이 최종 확정됐다. 김 전 장관 측은 이전 정부에서도 이뤄진 관행이라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역사는 얄궂다고 했나. 지금 대통령실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 가운데 하나가 공공기관 인사 문제라고 한다. 정권을 잡았으니 자리를 나눠줘야 하는데 통 쉽지가 않아서다. 올해 1월 기준 350개 공공기관 기관장과 임원 3,080명 중 문재인 정부 당시 임명된 인사가 2,655명이라고 한다. 전체의 86%에 달하는 수치다. 알박기 인사 논란이 있지만 예전처럼 나가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환경부 블랙리스트'라는 선례 때문이다.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꼽히는 주진우 비서관이 이런 고민을 공유하지 않을 리 없다. 역사의 아이러니다. 본인이 한 수사가 이정표가 돼 본인이 몸담은 정부의 인사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그제 기각됐다. 전 정부에서 임명된 한 위원장은 여권이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함께 대표적 '알박기 인사'로 꼽는 인물이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와 판결은 의미 있는 역사의 진전이었다. 불법적인 관행에 경종을 울리고 법적 경계를 분명하게 그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늘 복잡하다. 여야가 알박기 인사 방지법을 논의하자고 나섰지만 몇 달째 평행선만 달린다. 서로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입법 논의가 표류하는 가운데 마주하는 현상 가운데 하나가 방통위원장 수사다. 알박기와 낙하산 논란 사이 어딘가에서 여야 정치인들과 주진우 법률비서관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알박기와 낙하산이라는 관행을, 우리 정치는 끊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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