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서울 밖으로 나가라?…한동훈의 '한국형 제시카법' 통하려면 SBS뉴스
당시 경찰과 지자체가 내놓은 대책들은 다양했고, 강도 높았습니다. 하지만, 전 국민이 다 아는 흉악 성범죄자가 내 지역사회에 왔다는 데에서 나오는 거부감을 불식할 순 없었습니다. 2년 뒤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 출소 때에도 여러 대책들이 제시됐지만 똑같은 갈등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전담 보호관찰관, CCTV 추가 설치, 청원경찰 배치 등 흉악 성범죄자들의 재범 가능성을 차단하는 수많은 방안들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들여가며 도입됐지만 한계는 명확했습니다. 재범 가능성을 0에 가깝게 관리한다 한들, 내 아이의 통학길 근처에 흉악 성범죄자가 있는 걸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없을 테니 말입니다.역시 가장 간단한 방법은 흉악 성범죄자들이 출소 후, 주민들 반발이 있는 지역, 재범을 저지를 가능성이 큰 지역 등에 살지 못하게 하는 거겠지만, 거주 이전의 자유를 보장하는 우리 헌법 체계에선 뚜렷한 방법을 제시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법이 시행될 경우 현실적으로 제대로 된 주거지를 구하지 못할, 어렵게 구한다 하더라도 지역사회의 반발을 직면할 고위험 성범죄자들이 국가의 수용·보호 시설이라는 옵션을 택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한국형 '제시카법'이 기존의 여러 대책들과 달리 고위험 성범죄자에 대한 사실상의 사회적 격리, 그리고 이를 통한 주민 불안 해소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법조계에서도 이러한 추가적 보호관찰이 필요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배인순 변호사는"일본의 경우엔 사회 내에서 강화된 보호관찰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대상을 국가가 마련한 일정 시설에 자발적으로 들어가도록 하고 있다."며"사회적 불안 해소뿐만 아니라 좀 더 효과적인 재사회화와 재범 방지 교육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거주 제한 반경을 사안 별로 법원의 결정을 받기로 한 것도 한계가 분명합니다. 학교 등 아동교육시설이 많은 서울 양천구는 거주제한 범위를 300m로 해도 거주 공간이 거의 나오지 않지만 이를 100m, 50m까지 낮출 경우 거주 가능한 공간이 나오는 걸 볼 수 있습니다.문제는 이렇게 거주 제한 범위가 좁혀질 경우"내 옆집에 내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 근처에 시한폭탄이 살고 있다는 불안감을 해소하겠다"는 본래의 법 개정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A라는 고위험 성범죄자는 50m 이내에, B라는 고위험 성범죄자는 500m 이내에 사는 등 범위 편차가 지나치게 클 경우 '우리 아이의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주변은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출소하는 성폭력사범이 4,892명입니다. 이 중 19세 미만 대상 성폭력사범만 3,265명입니다.
법무부 관계자는"'한국형 제시카법'을 준비하면서 지난 10월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등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기준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거주 제한 범위에 대해선 외국 입법례를 거의 전수 조사하다시피 하여, 매우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판단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위헌적 요소를 피하면서 지역 주민 불안감 해소와 재범 방지 등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는 흔적이 곳곳에서 보였습니다. 고위험 성범죄자 출소 때마다 반복되어 온 갈등을 막을 좋은 제도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옵니다. 하지만, 상술했듯 법의 취지 자체를 흔들 수 있는, 명확한 우려점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법무부가 국회 제출 목표 시한으로 잡은 5월까지 얼마나 정교하게 법안을 다듬느냐에 따라서 '한국형 제시카법'이 고위험 성범죄자에 따른 사회적 갈등과 불안을 막는 묘수가 될지, 아니면 허수에 그칠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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