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건진 문단’(책건문)은 경향신문 책 면 ‘책과 삶’ 머리기사의 확장판 이름입니다. 지...
‘책에서 건진 문단’은 경향신문 책 면 ‘책과 삶’ 머리기사의 확장판 이름입니다. 지면 서평은 ‘지면 제약’ 때문에 한두 문장만 인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책건문’은 문단 단위로 내용을 소개합니다. 지면 서평도 더 쉽게 자세하게 풀었습니다. 지은이 뜻을 더 정확하게 전하려는 취지의 보도물입니다. 경향신문 칸업 콘텐츠입니다. 책 문단을 통째로 읽고 싶으시면 로그인해 주세요!‘책에서 건진 문단’은 경향신문 책 면 ‘책과 삶’ 머리기사의 확장판 이름입니다. 지...“당연히 살 수 있죠. 그건 우리가 가난한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키지 않게 하려고 하는 거짓말일 뿐이에요.” 미국 드라마 한 에피소드에서 부자 가브리엘은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는 매리 수녀의 말에 이렇게 대꾸합니다.미국 뉴욕대 심리학과 교수이자 사회·정치행동연구소 공동 책임자인 존 T. 조스트는 책 7장에서 이 대화를 인용합니다.
다양한 아프리카인을 하나의 인종 집단으로 호명하고 이 집단을 악, 죄, 게으름, 야만성, 섹슈얼리티, 무책임과 연결 지은 것은 백인 노예 소유주로 하여금 그들과 같은 인간을 결박하고, 채찍질하고, 팔아넘기고, 가족을 갈라놓고, 죽을 때까지 일을 시키는 걸 합리화할 수 있게 했다. 한 방울 규칙의 기능은 흑인과 백인 사이의 장벽을 공고히 하고, 흑인으로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 백인으로도 구분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었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바꿀 수 없는 어려운 경제 현실에 대처하기 위해 불평등을 감내하고, 심지어 정당화” 하기도 하죠. “자본주의 국가의 시민들은 극단적 형태의 경제적 불평등을 감수하는데, 이는 그들이 개인의 노력과 능력은 그 비율에 맞게, 따라서 공정하게 보상받는다는 능력주의 이념의 원리를 수용”하기도 합니다. 저자는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사회 계급이 그들을 억압하는 사회 질서가 정의롭다고 믿는 경향”을 두고 “이러한 믿음은 주로 혼란, 즉 합리화 같은 정서 관련 기제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들은 왜 부정의한 체제를 받아들이고 정당화할까요? 먼저 저자의 이론과 개념 뜻을 잠깐 보겠습니다. 저자의 ‘체제 정당화 이론’은 “사회심리학적 관점으로, 마르크스가 이야기한 ‘허위의식’ 개념처럼, 사람들이 사회·경제 체제의 본질을 보지 못하게 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개인 및 집단 수준의 메커니즘을 설명해보려는 이론”입니다. 책은 “기존의 것을 정당화하는 심리적 경향”을 분석합니다. 체제의 폭력, 대중의 공격도 체제 정당화에 일조하죠. 기성 관습과 대립하거나 그에 도전하는, 활동가·언론인·시위 참여자 등은 체포, 구타, 투옥 같은 신체적 처벌이나 사회적 따돌림의 우려 등 불확실성과 위험을 무릅써야 합니다. 권력 체제에 대한 대항은 큰 공포와 불안을 일으키죠. 경찰과 군대가 어떻게 나올지 모릅니다. “안전과 안정에 대한 욕구”가 정당화에 작용합니다. “비슷한 타인들과 동일시하며 친교를 맺고, 가치 있게 여기는 사회 집단에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인 관계적 동기도 있습니다.체제 정당화가 불확실성과 예즉 불가능성을 낮추고자 하는 인식론적 욕구를 채워주기 때문이다. 현 상태와 타협하는 것은 확실하고 안정적이라는 느낌을 주는 반면, 저항하는 것은 예측 불가능성과 위험을 불러온다. 어떤 사회 집단에게나 투쟁의 결과를 미리 알고 저항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갈등이 끝나면 집단의 지위는 향상될 수도, 악화할 수도, 이전과 같이 유지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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