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유력 대통령 후보의 부인이 ‘오빠’를 바보 취급하며, 일개 정치 브로커에게 ‘완전 의지’하는 상황은 상식적이지 않다.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가 김 여사의 친오빠라고 대통령실은 해명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윤석열 정부가 자랑스레 내걸었던 ‘공정과 상식’은 이미 앙상해졌다. - 중앙시평,여사,문제,윤석열 대통령,김건희 여사,공정 선언,명태균,윤석열 정부
프로야구를 즐겨 본다. 즐거움을 더해주는 것이 올해 도입된 자동볼판정시스템이다. 카메라가 공의 궤적을 추적해 볼·스트라이크를 판정한다. 애매한 판정에 억울해 하는 선수들을 보는 스트레스가 없어졌다. 주심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선수 실력이라는 소리가 사라졌다. 올해 야구판에서 신인급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이유 중 하나가 ABS 때문이라는 소리까지 나온다. 명투수 출신 정민철 해설위원은 “ABS 도입은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된 ‘공정’과도 맞아 떨어진다”고 짚었다.요즘 최고의 넷플릭스 화제작 ‘흑백요리사’. 유명 셰프에게 무명 동네 요리사들이 도전하는 내용이다. 하이라이트는 백종원·안성재 두 심사위원이 눈을 가리고 판정하는 장면이다. 계급장 떼고 맛으로만 평가하겠다는 ‘ 공정 선언 ’에 시청자들이 열광했다.
카톡 시기는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 직전이다. 잠재적 유력 대통령 후보의 부인이 ‘오빠’를 바보 취급하며, 일개 정치 브로커에게 ‘완전 의지’하는 상황은 상식적이지 않다.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가 김 여사의 친오빠라고 대통령실은 해명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친오빠가 왜 정치에 개입했으며, 무슨 역할을 했나. 정치가 ‘패밀리 비즈니스’였나. 명태균 문제가 불거지자 대통령실은 “명씨와 대통령 내외는 두 번밖에 만나지 않았으며, 특별한 친분도 없다”고 해명했다. 거짓말로 드러났다. 친오빠라는 해명마저 사실이 아니라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될지 모른다.
윤석열 정부가 자랑스레 내걸었던 ‘공정과 상식’은 이미 앙상해졌다. 명품백, 도이치모터스, 특검법 앞에서 대통령 부인이 이런저런 논리로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민망한 단어가 됐다. 대통령이 ‘공정’ 종교의 사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는 배신당했다. 특수부 검사 출신 대통령에게 기대했던 당당함과 의연함 대신 먼지 쌓인 법전에서 법 조항을 뒤지는 법 기술자의 군색함만 남았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사건 최종 처분을 위해 검찰은 수사심의위를 여는 대신 내부 ‘레드팀’을 가동했다. 끝까지 법리를 따져본다는 취지겠지만, 예상대로 무혐의로 결론 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특검법에 찬성하는 여론이 60%가 넘는 것은 윤석열 정부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보수를 송두리째 위기에 빠트릴 수 있는 위험한 불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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