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하고 독단적이며 정치적으로 무지한 한 사람이 우리 사회의 안정과 평화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렸다. 미래로 달려가기는커녕 우리 사회는 지나가 버린 과거의 일을 두고, 또 한 사람에게 집중된 권력을 온통 차지하기 위해 두 쪽으로 갈려 격렬하게 대립하고 싸웠다. 이번 사태는 무능과 분열의 정치를 이대로 둔다면 우리 사회가 지불해야 할 정치의 비용이 어느 정도까지 크고 심각해질 수 있는지 깨닫게 했다.
여전히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비상계엄 선언으로 야기된 정치적 위기 를 대통령 탄핵으로 넘기면서 한국 민주주의 가 복원되었지만 그다지 기쁘지도, 개운하지도 않다. 애당초 일어나서도 안 되고 일어날 수도 없는 일이 생겨났다. 무모하고 독단적이며 정치적으로 무지한 한 사람이 우리 사회의 안정과 평화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렸다. 경제적 성취와 함께 정치적으로도 민주주의 를 이뤄내고 지켜왔다는 우리의 자긍심에도 큰 상처를 입혔다.우리 민주주의 가 이번의 심각한 도전을 버텨내기는 했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 통치 시스템의 허술하고 취약한 모습이 드러났다. 한 사람에게 의존하는 체제가 얼마나 불안정하고 허물어지기 쉬운지를 이번 사태가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민주화 이후 권위를 갖추면서도 정치적으로 타협과 자제의 정치력을 보여준 과거의 리더들에 대한 기억 속에서 오늘날 우리 시스템의 허술함을 잊고 있었다.
한편, 검찰 등 공안기관의 활용이나 인사권 행사에서는 제왕적이었을지 모르지만, 정책 측면에서는 무기력하고 무능한 대통령들이었다. 이번뿐만 아니라 최소한 지난 10여 년 동안 우리나라의 정치 리더십은 끊임없이 추락해 왔다. 우크라이나, 중동에서의 전쟁, 트럼프의 복귀 등 국제정세는 불안정해지고, 과학 기술 산업 역시 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재편되는 등 주변 환경은 급변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새로운 변화를 주도해 나가야 할 견고하고 신뢰할 만한 리더십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번의 계엄 발동은 지극히 시대착오적이고 황당한 결정이었지만, 사실 갑작스러운 일이라기보다는 지난 10여 년간 이어져 온 한국 정치의 무능과 분열이 극적인 방식으로 터져 나온 것이다. 이번 사태 이전부터 대한민국이라는 배의 밑바닥에 작은 구멍이 생겨났고 선체 아래부터 조금씩 물이 차올라오고 있었던 셈이다. 이번 사태는 무능과 분열의 정치를 이대로 둔다면 우리 사회가 지불해야 할 정치의 비용이 어느 정도까지 크고 심각해질 수 있는지 깨닫게 했다. 제도적인 개혁을 통해 수리하지 못하면 배는 점점 더 가라앉게 될 것이다. 대립과 분열의 정치가 지속된다면 우리가 그간 어렵사리 이뤄놓은 안정과 번영도 그저 하루아침에 모두 불안정해질 수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 허약성 한국 민주주의 정치 리더십 우리 민주주의 윤석열 계엄 정치적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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