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과 지식인 모두가 기후위기를 심각하다고 부르짖지만, 뒤돌아서는 평소대로 먹고, 마시고,...
“정치인과 지식인 모두가 기후위기를 심각하다고 부르짖지만, 뒤돌아서는 평소대로 먹고, 마시고, 여행하고, 소비한다. 로이 스크랜턴은 우리가 기후위기를 해결하고 문명과 인류를 이어갈 확률이 희박하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드러낸다. 혁신이 이어지고 경제가 성장해도 미래는 암울하다. 아니, 더 암울한데,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전 지구적 기후위기는 바로 이런 자본주의적 혁신과 성장에서 오기 때문이다. 기술 발전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서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전망도 과장되어 있다. 우리는 뒤에 올 사람들을 위해 삶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품위 있게 살아야 하는데, 그 길은 죽는 법을 배우는 데 있다. 애착이 가는 것, 사랑하는 존재, 확실한 미래, 자아에 대한 애착을 버리고, 구원과 희망마저 포기해야 한다. 죽음 직전에 주변을 정리하듯, 우리는 지금 살아서 버려야 한다. 인류세 시대에 제대로 죽는 법을 배우는 게, 우리가 함께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
희망을 찾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결론부터 말하면, 희망은 없다. 종말론이 아니라 지구는 종말하고 있다. 종말은 곳곳에서 산불로, 홍수로, 전염병으로, ‘자살 당함’으로 드러나고 있다. 더구나 이 책은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5년에 쓰였다. 저자가 코로나19를 경험했다면 책 내용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미 익숙하고 널리 알려진 단어, 인류세는 지구의 지질학적 역사에서 전혀 다른 차원의 시기, 즉 지구 자체의 작용이 아니라 인간의 환경 파괴 행위로 지질학에 영향을 미치는 시기를 뜻한다. 저자는 전 지구적 기후위기, 자본주의의 위기, 대학의 위기, 인문학의 위기는 모두 탄소를 연료로 하는 글로벌 자본주의 문명이라는 같은 원인의 다른 모습들이라고 본다.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의 중단, 현재와 같은 우리 일상생활을 중단해야 한다. 그러나 개인이든 국가든 이에 합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강대국들은 기후 문제보다 자국의 국력, 인구 증가에 더 관심이 있다.문명의 진보 자체가 문제인데, 이는 안보 딜레마의 원리와 같다. 안보 딜레마는 자국의 안전을 위해 군사력을 증강시키는 행동이 주변국의 불안을 일으켜 다른 국가도 군사력 증가로 대응함으로써 군사력의 상호 경쟁으로 인한 인류 전체의 안보 불안을 말한다. 한 번 진보한 기술은 후퇴하지 않는다. 핵무기를 개발한 오펜하이머나 다이너마이트를 개발한 노벨처럼, 인간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 기술을 발전시켰다. 핵무기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와 일본의 만행을 억제하기 위한 방법이었지만, 이후 모든 나라가 핵무기를 욕망하게 됐고 또 보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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