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의 지시가 있었는지 그와 얘기를 나누는 2명의 군 지휘관을 제외한 20여명의 간부가 핸드폰을 들고 패널 앞으로 모여들어 연신 핸드폰 카메라로 촬영하느라 분주했다. 최근 북한이 공개하는 영상이나 사진 속에는 북한 간부나 주민들이 핸드폰을 들고 사진 촬영을 하는 장면들이 심심찮게 나온다. 특히 ‘신포 협의회’처럼 간부들이 핸드폰으로 업무 참고자료를 촬영하는 모습은 ‘적자생존’에 ‘찍자생존’이 더해지는 분위기다.
#1. 지난달 15일 함경남도 신포 바닷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에어컨이 설치된 흰색 천막 안에서 노동당 고위 간부, 군 지휘관들과 지방경제 발전협의회를 개최했다. 이 지역에 수산사업소와 대형 양식장을 건설해 양식 산업을 일으키겠다는 구상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북한이 방영한 회의 영상에는 야전 지휘소를 연상케 하는 대형 천막 한쪽 벽면에 양식장 조감도와 관련 정보를 적어놓은 패널이 서 있었다. 김 위원장의 지시가 있었는지 그와 얘기를 나누는 2명의 군 지휘관을 제외한 20여명의 간부가 핸드폰을 들고 패널 앞으로 모여들어 연신 핸드폰 카메라 로 촬영하느라 분주했다.행사 사진 대량 공개하며 통치#2. 지난 4일 평양에서 진행한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발사대 인수인계 행사장. 공식 행사가 끝난 뒤 참석자 가운데 군복을 입은 4명이 발사대 앞에 서서 기념 사진 촬영 포즈를 취했다. 다른 참석자 2명은 각각 핸드폰으로 이들의 사진을 찍었고, 이런 광경이 조선중앙통신에 공개됐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집권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삼지연 방문 때 63장을 비롯해 많을 경우 한 번에 70장이 넘는 사진을 온라인 매체에 싣는다. 사진을 대거 내놓다 보니 군사작전 지도나 각종 통계 수치 등 북한이 비밀로 여기는 내용이 고스란히 외부에 노출되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최근 북한은 김 위원장 위주로 촬영하되 배경에 찍혀 있는 민감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을 흐리게 모자이크 처리한 뒤 내보내고 있다.김 위원장이 유독 단체 사진 촬영을 즐긴다는 점도 특징이다. 노동당 중앙간부학교처럼 북한이 기념비적이라고 내세우는 대형 공사에 참여했던 노동자나 열병식 참가자, 지난달 말 수해지원에 나섰던 헬기부대원들도 김 위원장과 단체 촬영을 했다. 지난 5월엔 김 위원장이 당 중앙간부학교 준공식에 참석하고도 다음 날 별도로 일정을 잡아 한 그룹당 1000명 가까운 사람을 모아 12그룹과 촬영에 나섰다.
현대인은 디지털 신인류라는 뜻으로 호모디지쿠스로 불린다. 핸드폰이 일상으로 파고 들면서 북한 간부들과 주민들도 이런 거대한 변화의 물줄기에 올라탔다. 그러나 변화의 속도는 더디다. 외부 정보 유입을 우려한 북한 당국이 노래 감상이나 게임, 내비게이션, 컬러링 등 한정된 서비스만 제공하기 때문이다. 북한 주민이 카메라 등의 하드웨어 기능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10년, 아니 5년 뒤엔 정보의 바다에서 길을 잃게 될 게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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