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요리 작가 M F K 피셔는 미국 대공황 시기 힘든 경제적 상황 속에서 한정된 자원으로 양질의 식생활을 꾸려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당시의 고민과 부족함에서 탄생한 창의...
미국의 요리 작가 M F K 피셔는 미국 대공황 시기 힘든 경제적 상황 속에서 한정된 자원으로 양질의 식생활을 꾸려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당시의 고민과 부족함에서 탄생한 창의적인 발상을 담아낸 에세이가 이다. 늑대는 배고픔과 인생의 고난을 나타내는데, 어떤 조건이 주어지더라도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을 나타낸다는 것을 책 전체를 통해 보여준다. 가끔 다시 집어 들어 책장을 넘기다 보면 제대로 먹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음식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물자가 드문 시절에는 당연한 생각이었을 것이다. 가마솥에 밥을 하는 김에 뜸을 들이면서 그 열기에 콩가루를 입힌 고추를 찐다. 온 마을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화덕 오븐의 열기가 식기 전에 채소며 남은 반죽을 이것저것 섞어서 구워 플랫브레드를 만든다. 알뜰 능력치가 1포인트 올랐다는 뿌듯함은 덤이다.가져온 물건, 구할 수 있는 물자만으로 밥을 하는 캠핑에서는 어떤 알뜰함을 보여줄 수 있을까? 캠핑의 알뜰함은 주방의 형태에 따라 방향성이 달라진다. 부탄가스나 이소가스만으로 요리한다면 조리 과정을 최소화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켜는 순간 열이 발생하고 끄는 순간 사라진다는 점은 가정에 있는 스토브와 정확히 동일하다. 여기서 오랜 시간 곰탕이라도 끓이려고 하면 어느 순간 불꽃이 잦아들어 부탄가스를 갈아줘야 할 것이다. 그러니 파스타와 브로콜리를 같이 삶는 것 정도가 최선일지도 모른다.
이때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것이 구황작물이다. 불 아까운데, 고구마라도 구워야 하는 거 아니야? 감자 남는 거 없어? 다들 잘 씻은 고구마를 알루미늄 포일에 둘둘 싸서 잉걸불에 집어넣고, 잘 익은 감자를 꺼내 후후 불어가며 먹는다. 남더라도 언제든지 누구라도 먹겠지, 밥 차리기 귀찮을 때 간식으로 먹기 좋겠지, 하는 식이다. 하지만 캠핑이 반복되면 고구마의 맛에도 질리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저 아까운 남는 불을 그냥 두고 볼 수 있을까? 남김없이 익혀서 먹어 치우는 것이 불을 켠 사람의 의무가 아닐까? 나는 생각했다. 지금이 바로 디저트 베이킹을 시작할 때라고.베이킹은 캠핑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할 수 있다. 강한 화력일 때 고기나 채소를 구운 다음 남은 숯불이나 꺼져가는 장작불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기에 좋다. 은근하고 끈질기게 타오르는 열기를 가둬서 화덕이나 오븐처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 재료를 꼽는다면 첫 번째가 초콜릿, 세 번째가 시트러스가 될 것이다. 설탕에 절인 오렌지 껍질에 초콜릿을 입힌 오랑제트, 그리고 오렌지향 초콜릿을 오렌지 과육 모양으로 만든 영국의 테리스 오렌지라는 초콜릿 과자를 생각해보자. 오렌지의 향은 껍질을 벗길 때 터져 나오는 에센셜 오일에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과육을 파낸 다음 그 안에 브라우니 반죽을 담아서 익히면 가볍게 쪄지면서 오렌지의 향이 살짝 배어든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정연주의 캠핑카에서 아침을]다 태웠다고 애태우지 말아요…달큼한 불맛 타오르는 중이니캠핑의 꽃은 불꽃이다. 어스름이 지는 저녁 무렵, 자연스럽게 둘러앉은 모두를 사색에 잠기게 하는 ‘불멍’의 대명사 장작불. 천천히 달아올라 끝까지 숨은 열기를 품고 있는 숯불...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정연주의 캠핑카에서 아침을]큰 철판에 쌀국수·새우·달걀 넣고 달콤 짭짜름 소스…오늘은 내가 ‘팟타이’ 요리사모든 감각을 이용해서 기억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피부로 느껴지는 따뜻한 공기, 바람의 흐름이 바뀔 때마다 달콤하고 알싸하고 매콤하게 지나가는 향기, 익숙한 가스레인지가 아니...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고물가 시대에 뭐 해먹고 사냐고요?그럼에도 오늘도 가족을 위해 밥을 짓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아침을 열며]봄꽃은 지고 윤석열의 시련은 시작된다윤석열 대통령은 아직 총선 참패가 본인에게 뭘 의미하는지 깨닫지 못한 듯하다. 108 대 192. 탄핵선 근처까지 몰린 압도적 여소야대 국회는 윤 대통령이 남은 임기 3년간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아침을 열며]25만원씩 다 준다고요?더불어민주당이 ‘3고’에 휘청이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씩 긴급 민생회복지원금을 나눠주겠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아침을 열며]이것이 왜 ‘반전’ 시위가 아닌가미국사회를 분열시키는 의제의 목록에 총기 소지, 임신 중지 등 고전적인 갈등 외에 가자지구 전쟁이 추가됐다. 지난달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가자지구 전쟁을 규탄하는 학생 시위...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