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의 캠핑카에서 아침을]큰 철판에 쌀국수·새우·달걀 넣고 달콤 짭짜름 소스…오늘은 내가 ‘팟타이’ 요리사

큰 철판에 쌀국수·새우·달걀 넣고 달콤 짭짜름 소스…오늘은 내가 ‘팟타이’ 요리사 뉴스

[정연주의 캠핑카에서 아침을]큰 철판에 쌀국수·새우·달걀 넣고 달콤 짭짜름 소스…오늘은 내가 ‘팟타이’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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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감각을 이용해서 기억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피부로 느껴지는 따뜻한 공기, 바람의 흐름이 바뀔 때마다 달콤하고 알싸하고 매콤하게 지나가는 향기, 익숙한 가스레인지가 아니...

모든 감각을 이용해서 기억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피부로 느껴지는 따뜻한 공기, 바람의 흐름이 바뀔 때마다 달콤하고 알싸하고 매콤하게 지나가는 향기, 익숙한 가스레인지가 아니라 드럼통 속에서 활활 타오르는 불꽃에 올린 무쇠 웍, 잔뜩 달궈진 팬에 재료를 하나씩 던져 넣을 때마다 빗소리처럼 울려 퍼지는 지져지는 소리, 그리고 진한 소스가 제대로 배어 있는 국수의 달콤짭짜름한 육각형 맛. 태국 여행길의 야시장에서 넋을 잃고 바라보던 길거리 음식의 추억이다.

아마 그래서일 것이다. 예전부터 호쾌하게 넓적한 번철이 갖고 싶었다. 길거리 음식을 대량으로 조리하기에 최적화된, 온갖 소스와 식재료가 날것으로 올라가 엄청나게 수분이 증발하는 소리와 함께 익어가는 철판은 야시장에서 봐도, 철판요리 전문점에서 봐도, 심지어 영화 에서 아침 식사로 그릴 치즈 샌드위치를 굽는 장면에서 봐도 매력적이다. 프라이팬 하나에 달걀프라이를 하나 부쳐내는 것과는 마음가짐도 스케일도 다르다. 요리하는 사람이라면 저런 번철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8인분의 햄버거 패티쯤은 순식간에 구워내야 하지 않을까?철판이 어디가 좋다는 것인지 의아한 사람이더라도 한국인이라면 솥뚜껑의 매력을 이해할 것이다.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 속에서는 무쇠 가마솥의 뚜껑을 홀랑 뒤집어 불 위에 걸어 놓고 기름을 둘러 호박전을 몇 소쿠리씩 지져내곤 했다. 요즘에는 그렇게 아궁이와 가마솥을 보고 자란 세대가 많지 않지만 그래도 솥뚜껑에 구운 삼겹살이 맛있다는 것은 안다.

프라이팬처럼 테두리가 높은 것은 거의 없고 손잡이까지 같은 소재로 되어 있어 철판 하나를 불 위에 대뜸 올려서 요리하는 느낌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높은 테두리가 없어서 생기는 단점은 가끔 음식을 볶다가 재료를 밖으로 날려버릴 수 있다는 것이고, 장점은 뒤집개 쓰기가 편하고 수분이 잘 날아가서 고기와 채소가 제대로 노릇노릇해진다는 것이다. 가장자리에 삼겹살을 두르고 고이는 기름에 파채와 미나리를 볶으면 미각은 행복하고 혈관은 싫어할 것 같은 맛이 완성된다. 철판과 번철에 로망을 가졌던 내가 ‘불꽃에 올린 그리들’이라는 조리 환경을 가장 마음껏 즐기며 만든 음식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본 철판요리와 길거리 음식을 떠올려 보자. 평평한 그리들이라면 푸드 트럭의 셰프처럼 해시브라운과 베이컨, 햄버거 패티를 꾹 눌러서 구워서 바삭바삭하게 만들 수 있다. 파리의 노점처럼 크레페를 부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묵한 그리들이라면? 이제 막 따뜻해지기 시작한 대낮 아웃도어 라이프의 온도감을 느낄 수 있는 메뉴를 만든다면? 힌트는 원고의 도입부에 있다. 쌀면이라 삶을 필요도 없이 팬 하나로 완성할 수 있고 나눠 먹으며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볶음면, 팟타이를 만들었다.여행은 찰나와 같은 순간이지만, 일상은 현실 속에서 계속 이어진다. 여행지에서 맛본 음식을 재현하는 것은 추억 속에 빠질 수 있는 마법이다. 가끔은 여행지에서 ‘이곳을 반드시 기억하고 싶을 때면 어떤 음식을 감각에 새겨 놓는 것이 좋을지’ 찾아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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