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의 관문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동상을 세우려고 한다. 속도전이다. 벌써 조례를 만들었고 예산도 배정했다. 반대 목소리가 있지만 개의치 않겠단다. 올여름...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의 관문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동상을 세우려고 한다. 속도전이다. 벌써 조례를 만들었고 예산도 배정했다. 반대 목소리가 있지만 개의치 않겠단다. 올여름에 기승을 부린 ‘도깨비 장마’처럼 습하고 어두운 소식이다. 이 이념 과잉의 도시에 잿빛 구름이 몰려온다. 정태춘·박은옥의 노랫말처럼 “장맛비 구름이 하늘 위에/ 높은 빌딩 유리창에/ 신호등에 멈춰 서는 시민들 우산 위에/ 맑은 날 손수건을 팔던 노점상 좌판 위에” 내리고 있다.
홍준표 시장이 왜 이렇게 느닷없이 ‘박정희 동상’을 들고나오는지는 모르겠다. 박정희 정신으로 치면 대구에는 이미 ‘차고도 넘친다’. 대구는 여전히 보수정당 지도자들이 출정 결의를 다지는 곳이다. 지지도가 곤두박질할 때마다 불쌍한 표정을 한 대통령들이 기를 받기 위해 찾는 곳이다. ‘보수’의 성스러운 ‘은혜’를 몸으로 느끼기 위해 그들은 서문시장을 방문한다. 요즈음은 한 곳이 더 늘었다. 신의 딸,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거하는 곳이다. 대구에는 보수의 기표를 추가할 필요가 없다. 이미 도시 전체를 ‘보수의 성지’라 부르고 있지 않은가?
가증스러운 것은, 이런 피 묻은 상처들이 ‘경제발전을 위해 불가피했다’라는 논설이다. 확언컨대, 그 명제는 참이 아니다. 박정희가 5·16 군사쿠데타로 민주적 기본 질서를 무너뜨리고, 궁정 쿠데타로 유신 독재 체제를 수립했던 것은 ‘경제발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박정희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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