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사는 사람을 지방으로 옮겨 살게 하면 양쪽 다 해결할 수 있는데, 왜 그러지 못하는 걸까? 수도권 집중이 단순한 공간 활용의 문제가 아니라 서울과 지방의 뿌리 깊은 차별을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이다. 경주와 지방의 차별은 없어졌지만 서울과 지방의 차별이 근본적으로 사라지지 않았다. 지방행정 제도를 정비하면서 경(京), 목(牧), 주(州), 부(府), 군(郡), 현(縣)의 위계를 만들었는데, 이 위계는 과거에 왕건의 후삼국 통일 과정에서 그 지방 사람들이 얼마나 협조했는지, 미래에 국가 운영에서 그 지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은 수도권 에 산다. 좁은 지역에 많은 사람이 모여 살다 보니 수도권 의 주택난, 교통난, 환경 오염, 쓰레기 처리 등 발생하는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반면, 지방은 인구가 나날이 줄어들어 소멸을 걱정할 판이다. 수도권 에 사는 사람을 지방으로 옮겨 살게 하면 양쪽 다 해결할 수 있는데, 왜 그러지 못하는 걸까? 수도권 집중이 단순한 공간 활용의 문제가 아니라 서울과 지방의 뿌리 깊은 차별을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이것은 역사적인 문제이다.지방소멸 해법은 발상의 전환에고려의 개경 지도. 궁성과 황성, 내성 바깥에 나성이 보인다. 나성까지가 개성의 영역이다. 서울대 학교출판부에서 출간한 『북한의 문화재와 문화유적』에 수록된 이미지.
고려는 지방 사람들이 세운 나라였다. 왕건은 물론이고, 왕건을 도와 후삼국을 통일한 사람들도 모두 지방 사람이었다. 이런 사람들이 힘을 합쳐 나라를 세우고 골품제를 없앴다. 골품제 폐지는 진골과 6두품, 5두품, 4두품 간의 차별 폐지를 뛰어넘어 골품을 가진 사람과 갖지 않은 사람, 즉 경주 사람과 지방 사람의 차별을 없앤 것이었다. 이것이 고려 건국의 역사적 의미 가운데 첫손가락에 꼽힌다. 하지만 역사의 발전에는 언제나 변화와 계승의 양 측면이 있다. 경주와 지방의 차별은 없어졌지만 서울과 지방의 차별이 근본적으로 사라지지 않았다.
지역 간 위계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끼쳤다. 특히, 군현 이상과 부곡 등 지역에 사는 사람들 간에 차별이 심했다. 부곡에 사는 사람들은 군현 사람들의 3대 의무, 즉 조세, 공부, 역역 외에 왕실 농장을 경작하거나 광산에서 일하거나 역마를 관리하는 등 추가 부담을 졌다. 생활이 더 어려웠지만, 국가에 더 많은 부담을 지는 이 사람들이 오히려 차별받고 천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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