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더미만 보이던 주택가빌라 담장에 모란꽃이, 건물 사이에 흰 백일홍이한 평도 안 되는 공간에서 ‘활짝누군가 공 들여 돌본 흔적아직 인류애가 있구나 느끼게 해나도 현관에 ...
쓰레기 더미만 보이던 주택가빌라 담장에 모란꽃이, 건물 사이에 흰 백일홍이한 평도 안 되는 공간에서 ‘활짝누군가 공 들여 돌본 흔적아직 인류애가 있구나 느끼게 해나도 현관에 화분을 내놓아볼까매일 똑같은 동네에서 똑같은 고민을 한다. 어디로 갈지는 내 맘이다. 지나가는 어르신이 나를 힐끔 본다. ‘저 처자는 벌건 대낮에 일도 안 하나’ 하는 눈빛이다. ‘나는 프리랜서라고요!’ 속으로 항변해 봤자 소용없다. 한낮에 ‘추리닝’을 입고 어디 뭐 재밌는 거 없나 휘적휘적 돌아다니는 모습이 누가 봐도 100% 동네 백수다.
이번엔 언덕 아래로 내려가 본다. 한참을 내려가 지하철역으로 가는 골목에 또 모란이 보인다. 아까 본 압도적인 모란과 달리 쓰레기가 잔뜩 쌓인 골목길 철창 너머 낡은 플라스틱 통에 피어 있다. 주변 환경은 아름답지 않지만, 모란의 자태를 보면 황송하다. 그냥 봐도 되는 걸까? 무릎이라도 꿇고 봐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지만 S빌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빌라 앞은 다르다. 이 동네에서 가장 대단한 화단이 그곳에 있다. 식물 한 가지만 빼곡하게 심는다든지 일렬로 팬지나 꽃양배추 같은 것을 배치하는 흔한 관공서표 화단과는 차원이 다르다. 2m가 넘는 새하얀 산수국 나무와 싱싱한 동백나무, 그보다는 작지만 제법 큰 철쭉나무와 단풍나무가 가운데 중심을 단단히 잡아주는 가운데 화단은 완벽한 색상의 균형을 이룬다. 중간 부분은 장미와 수국과 철쭉이, 아랫부분엔 샐비어, 매발톱꽃 등 작은 꽃들이 자리한다. 화단의 빈 곳은 족두리꽃과 접시꽃, 남천이 메꾸고 있다. 화단에 심어진 꽃 종류만 해도 족히 30가지가 넘는다. 봄에서 가을까지 번갈아 가며 꽃을 피운다. 시들시들한 꽃은 하나도 없다. 다들 완벽히 케어받은 상태다. 매일 꼼꼼히 관리하지 않으면 이런 상태는 절대 될 수 없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이다의 도시관찰일기](4)꽃피는 봄이 오면…나는 꽃구경하는 ‘사람’을 본다찰칵, 봄에는 누구나 꽃 사진을 찍는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꽃 앞에서 홀린 듯이 카메라를 들고, 카톡 친구들의 프로필 사진이 꽃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바뀐다. 사람들이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AI 교과서’ 도입 앞둔 교사들 “고민되네”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초중고등학교 도입(2025년 1학기)을 두고 일선 교육청이 교사들의 연수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디지털교과서 교원 연수 예산으로만 올해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평생 동지들 함께한 ‘특별전’…창밖엔 ‘이거 봐~ 윤석열이!’ 호통 담긴 작품 걸려노동절인 5월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문을 연 백기완마당집 2층에서는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 백기완’을 주제로 개관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생전 함...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단독]법원 “트랜스젠더 성별 정정 위해 성확정수술 강요는 위헌” 지적트랜스젠더들이 성별 변경 기준을 정한 법률이 없어 법원으로부터 성별 정정을 받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 법원과 재판부에 따라 ‘성확정수술’을 허가 요건으로 보는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전쟁 와중 어린이날 기념행사로 군부대 체험?…광주교육청 추진, 전교조 “부적절”광주광역시교육청이 ‘어린이날’을 기념해 지역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군부대 체험행사’를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평일 오후 열리는 행사에서는 장갑차와 벌컨포 등 무기를 관람...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실개천을 꽃밭으로... 7년째 산책로 가꾸는 노부부"식물이 잘 크는 걸 보는 게 좋았을 뿐", 70대 이 부부의 손길이 일궈낸 기적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