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환의 Hi-story] 워싱턴 정가 발칵 뒤집어 놓았다…흑단령에 갓쓴 조선외교관의 미국 입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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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환의 Hi-story] 워싱턴 정가 발칵 뒤집어 놓았다…흑단령에 갓쓴 조선외교관의 미국 입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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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재 선생 자료를 보면서 문득 떠오르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선생은 초대 주미공사 박정양(1841~1905)을 모시고 워싱턴 외교무대를 개척한 분입니다. 조선의 초창기 대미외교를 상징해주는 몇가지 에피소드가 있죠.

선생이 한성감옥에 투옥된 뒤 감옥 도서실의 대출내역을 정리한 장부입니다. 선생의 가문이 올 초 독립기념관에 기증한 자료인데요. 대출대장에는 선생 뿐 아니라 훗날 독립운동가로 활약할 이승만, 정순만, 박용만, 이준, 이종일, 이동녕 선생 등의 이름도 보인답니다.

조선 외교관들의 독특한 옷차림과 우아한 언행은 워싱턴 정가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당시 뉴욕에서 발간된 는 “조선인의 옷차림과 관습은 워싱턴에 큰 관심을 일으킬만큼 신기하게 다가왔다”고 보도했다. 특히 걸을 때마다 사각사각 소리내는 풍성한 도포자락과 말총 모자이 주목을 끌었다.|국립중앙박물관 소장자료 워싱턴 사교계 데뷔기도 흥밋거리입니다. 박정양 공사가 파티에 모인 여인들을 보고 “저 여인들은 기생들이냐”고 물었답니다. 수행한 알렌이 큰일날 소리라는 듯 “저 여인들은 미국에서 가장 저명한 부인들이자 딸들”이라고 손사래쳤다는군요. 그런 낯선 환경 속에서도 공사 일행은 우아하고 평온한 미소와 함께 사뿐사뿐 걸었답니다.“술과 안주가 낭자하고…. 남녀가 서로 껴안고 춤추고 심지어 저고리를 벗어 맨살을 드러내고…속적삼을 뚫고 머리를 산발하고 가발을 뒤로 늘어뜨리고…. 어지럽고 아찔하다.”

무슨 뚱단지 같은 소리입니까. 해외 주재 조선 외교관이 청국 공사의 허락을 받아야 외교활동을 벌일 수 있다는 얘기가 아닙니까. 주권국의 외교관에게 어떻게 이런 말도 안되는 조건이 붙었단 말입니까. 클리블랜드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출한 초대주미조선공사관은 다음날 워싱턴 시내의 일명 ‘피셔옥’을 임대했다. 그날부터 업무에 들어간 공관원들은 공사관 건물에 태극기를 꽂았다. 공관은 워싱턴 북서쪽 로건 서클 15번지 건물을 임대했고, 2년 뒤인 1891년 고종의 내탕금 2만5000달러를 들여 구입했다.하지만 1888년 1월 워싱턴에 도착한 박정양·이상재 등 초대 주미공사 일행은 처음부터 이 영약삼단을 지키지 않습니다. 이상재 선생의 문건 중에 ‘송미국외부조회’가 주목을 끕니다.

주미공사일행은 워싱턴의 일명 ‘피셔옥’을 임대하여 공사관으로 썼습니다. 이상재 선생은 “공관 건물 맨꼭대기 층의 전면에 깃대를 세우고 태극기를 높이 게양했다”고 회고했습니다. 워싱턴에 태극기를 꽂은 첫번째 기록입니다. 그러나 조선 외교관들의 행보는 처음부터 가시밭길이었습니다. 청나라가 끈질기게 ‘영약삼단’ 문제를 거론하면서 주미공사관을 물론 본국 정부까지 괴롭혔습니다. 이상재 선생이 주고받은 편지에 조선 외교관들의 분투가 녹아있습니다.“중국공사가 예절 문제로 매번 트집을 잡아 정말 소위 진퇴유곡의 처지이다.” 이상재 선생의 소장 문건 중에 1888년 11월13일 미국인 ‘딸능돈’ 등이 설립한 회사가 ‘철도 설치’를 제안한 문건과 계약서 초안이 수록되어 있는데요. ‘경성~제물포 노선 철도’를 건설하는 계약기간은 15년이며, 15년 후 재약정 여부를 가린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철도부설권을 미국에 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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