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환의 Hi-story] 암각화에 새긴 ‘신석기시대 풍속화’…4000년의 삶이 조개무덤에 켜켜이

올해 최고의 화제작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특히 유명세를 탄 고래가 바로 ‘혹등고래’죠. 그 많은 고래 중 왜 하필 ‘혹등고래’였을까요.

올해 최고의 화제작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하는 고래가 인구에 회자되었죠. 고르기 힘든 것을 골라야 할 때 남들은 “산이냐 바다냐,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부먹이냐 찍먹이냐”고 했지만 우영우는 “대왕고래냐 혹등고래냐”고 고민했죠. 특히 유명세를 탄 고래가 바로 ‘혹등고래’죠.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나 지하철을 타고 출근할 때 등장하는 고래죠. 또 자폐 때문에 변호사 일을 더는 할 수 없어 퇴사를 결심한 우영우에게 ‘국민 섭섭남’ 이준호가 대회의실에서 보여준 것도 ‘혹등고래’ 사진입니다. 그 많은 고래 중 왜 하필 ‘혹등고래’였을까요.■이상한 변호사의 혹등고래

동삼동 패총에서 출토된 혹등고래의 고실골와 대왕고래의 뼈조각. 출토된 혹등고래의 귀뼈는 길이 93.7mm, 최대폭 86.7mm, 두께 53.4mm에 이른다. 대왕 고래의 뼈조각은 77.8mm, 두께 63.4mm 정도이다. 혹등고래와 대왕고래는 올해 최고의 화제작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하면서 유명세를 탔다.|동삼동패총전시관 제공단 50평 정도만 팠는데, 신석기인들이 살았던 자취가 발견되었구요. 특히 갖가지 동물 중 포유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요. 그중 고래류, 사슴, 강치 등이 주류를 이뤘구요. 혹등고래는 큰 몸집의 3분의 2까지 물 위로 힘차게 솟구쳤다가 수면으로 떨어지는 ‘브리칭’으로 유명한 고래이다.이밖에 가슴지느러미치기, 꼬리지느러미치기 등 다양한 행동을 보여주는 특징이 있다.|출처:위키백과연구팀은 그나마 종의 분류가 가능한 대형 고래류의 고실골 6점에 주목했는데요.

과연 혹등고래는 복부를 하늘로 향해 드러눕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는데요. 이것인 대왕고래, 참고래, 브라이드 고래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는군요. 또 혹등고래는 고래뛰기, 가슴지느러미치기, 꼬리지느러미치기 등 다양한 행동을 보여주는 특징이 있답니다. 더욱이 혹등고래는 해안 가까운 바다를 천천히 유영하고 죽더라도 유체가 가라앉지 않는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반구대 암각화에는 다양한 배들이 등장한다. 하늘 위로 둥실 떠가는 듯한 배가 보이는가 하면 고래 무리에 표현된 배 두 척도 선명하게 보인다. 이중에는 선원 20명이 탄 고래잡이 배가 고래를 잡고 있는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또다른 배의 밑에는 고래의 꼬리가 묘사되어 있다. 물 속의 고래를 공격하는 고래잡이배로 해석된다.|울산대 반구대 암각화보존연구소 제공·‘임세권의 , 대원사, 1999’에서 그림 보충설명

덕분에 패총 안에 들어있는 유물들은 잘 썩지 않고 지금까지 보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기와 석기, 뼈연모, 토제품 등 생활도구는 물론 무덤과 집자리, 화덕시설까지 발견되는 경우가 많죠. 만약 선사인들이 지금처럼 ‘쓰레기 분리수거’를 했다면 어찌되었을까요. 선사시대가 남긴 숱한 삶의 정보를 잃어버렸겠죠.동삼동 패총은 1929년 동래고보 교사인 오이가와 다미지로가 처음 발견했답니다. 그후 30년이 지난 1962년 미국 위스콘신대 출신인 A. 모아와 L.L 샘플 부부가 발굴을 주도했다가 떠났구요.여기서 조기 신석기 시대부터 청동기 시대가 시작될 때까지 4000년 이상 지속되었다는 고고학 자료가 나옵니다. 동삼동 패총은 신석기 문화의 전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유적이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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