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근우의 리플레이] “방관자가 되지 말자”…‘D.P.’ 시즌2, 옳은 메시지에도 아쉬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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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근우의 리플레이] “방관자가 되지 말자”…‘D.P.’ 시즌2, 옳은 메시지에도 아쉬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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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폭력이 아닌 폭력의 대물림이다. 어차피 바뀌지 않을 거라는 체념이 내재화될수록 군대는 단절된 섬이 되어 더 온전히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

지난 7월2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시즌 2는 군의 부조리를 은폐하는 군 수뇌부의 권력에 대항하는 스토리를 중심으로 시즌 1에 비해 서사의 드라마틱함과 스펙터클이 커졌다. 넷플릭스 제공

지난 7월2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시즌 2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시즌 1 팬들의 기대를 벗어나는 작품이다. 회차마다 서로 다른 사연을 지닌 탈영병을 체포하는 에피소드 구성 안에서 군무 이탈 체포조 D.P. 안준호, 한호열의 활약에 집중했던 지난 시즌과 비교해 이번 는 6개 에피소드가 하나의 굵직한 이야기로 연결되어 있으며, 각 탈영병이 겪은 미시적인 부조리보다는 군의 부조리를 은폐하는 군 수뇌부의 권력에 대항하며 스케일도 커졌다. 덕분에 수많은 군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던 전작보다는 핍진함과 개연성이 부족해졌지만, 반대로 서사의 드라마틱함과 스펙터클은 훨씬 커졌다. 소위 오락물로서의 재미를 더 추구했다는 뜻은 아니다. 시즌 2의 방향성은 특정한 재미나 스타일을 위한 선택이라기보다는, 시즌 1의 마지막으로부터 필연적으로 이어진 것에 가깝다.

당연한 이야기다. 수사과 행정병인 허기영이 선임병들에게 구타를 당하는 것을 본 안준호는 방관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하극상까지 감행한다. 하지만 김루리의 총기 난사 소식을 들은 안준호가 “어떻게 그런 일이 생깁니까?”라고 묻자 허기영은 말한다. “언제든, 누구든 그럴 수 있어. 나도.” 안준호처럼 정의롭고 용기 있는 인간도 당장 가까이 있는 한 사람조차 끝까지 지켜주기 어렵다. 총기 난사 후 무장 탈영까지 한 김루리를 위해 명령에 불복하며 군의 발포 명령을 지연시키고 결과적으로 그의 목숨을 구한 뒤 한호열이 안준호를 향해 “막았다”라고 환히 웃는 순간은 눈물 날 정도로 감동적이다. 안준호와 한호열은 조석봉이 남긴 숙제에 대해 정말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다시, 이 폭넓은 폭력의 구조에서 개인의 영웅적 행위란 딱 거기까지다. 여전히 어디선가 누군가의 영혼은 산산조각 나는 중이다. 이 전체 시스템에 대한 책임을 소급 적용할 단 하나의 주체가 있다면 국가다.

이것을 작가적 문제의식과 오락적 재미 사이의 타협이라 볼 수 있을까. 그보단 뭐라도 해보려는 이들을 위한 전망의 문제에 가까워 보인다. 는 개연성을 조금 희생하면서까지 주인공들에게 승리의 경험을 안기며, 구자운으로 대표되는 국가 권력의 구린 부분을 조금씩 닦아내면 올바르고 평화로운 군대를 만들 수도 있다는 전망을 제시한다. 바위에 계란을 던져 깨져도 흔적은 남는다는 신혜연의 말은 이러한 세계관을 대변한다. 반면 군인이라는 순종적 주체를 생산하는 것 자체가 시스템의 핵심인 군대에서 황장수와 구자운 등을 일탈적 존재로 규정하고 치우는 것을 오히려 본질적 문제에 대한 외면으로 볼 수도 있다. 당연히 여기에도 새로운 정치적 기획의 전망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어떤 전망을 믿거나 요청하느냐에 따라 의 서사적 선택과 한계에 대한 평가 역시 달라질 것이다. 확실한 건, 어떤 평가로 이어지든 이러한 정치적 논의야말로 우리가 방관자에서 벗어날 가장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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