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우크라 현지] “러시아군이 주민들을 죽이는 것을 직접 보지는 못했어요. 길에서 그런 걸 보는 순간 나도 죽은 목숨이었겠죠. 지난 3월, 아무도 길거리를 돌아다닐 수 없었어요. 부차는 인간 사냥이 벌어지는 ‘사파리’ 같았습니다.”
신부 안드리이가 증언한 부차의 한 달 14일 오후 우크라이나 부차 성 안드리이 페르보즈반노호 정교회 수도원에서 안드리이 신부가 학살 당시 상황을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안드리이 신부는 상황을 설명할 수 있지만 당시 심경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차/김혜윤 기자 [email protected] 2022년 2월24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고 곧바로 수도인 키이우를 향해 진격했다. 러시아군의 수도 포위 계획이 성공하려면 키이우로 가는 길목인 작은 도시 ‘부차’를 지나야 했다. 3월3일 부차를 점령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으로 키이우 일대에서 물러나기까지 한 달가량 이 도시에 머물렀다. 러시아군이 퇴각하고 나고 난 뒤 부차에서는 수백구의 시신이 한꺼번에 발견됐다. 러시아군이 ‘민간인 대학살’을 저질렀다는 비판이 잇따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으로 국제형사재판소에 세워야 한다는 여론도 거세졌다.
”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러시아군은 매장을 금지했고 묻히지 못한 이들은 길에 그대로 방치됐다. 일부 주민들은 러시아군 몰래 가족의 주검을 거둬 집 앞마당에 묻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최전방인 루한스크에서 도망친 엄마와 두 아이도 이 뒤뜰에 묻혔었다. 일가족은 부차로 몸을 피하고 이곳에서 새 삶을 시작했지만 엄마와 아이들이 타고 가던 차가 러시아군이 쏜 기관총에 만신창이가 됐다. “아버지는 살아남았는데 다리를 잃었습니다. 하지만 부인과 두 아이는 차 안에서 즉사했습니다.” 러시아군은 엄마와 아이가 숨진 타고 있는 차에 불을 질렀다. 이들을 발견했을 땐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웠다. 이제 교회 뒤뜰에는 초록빛 풀이 자라나고 있다. 사람들이 묻혔던 곳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노랗게 마른 흙이 맨살을 드러낸 곳에 군데군데 잡초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높이가 2m 남짓한 십자가가 우뚝 섰다. 지난 3월 초 우크라이나 소도시 부차를 점령한 러시아군은 교회에도 들이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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