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중부 헤센주 카셀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정권이 전차, 버스, 항공기를 생산하는 군수...
독일 중부 헤센주 카셀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정권이 전차, 버스, 항공기를 생산하는 군수기지였다. 카셀은 연합군의 표적이 되면서 도시의 90%가 파괴됐다. 지금 인구 20만명 소도시인 카셀은 그 후 예술의 도시로 거듭났다. 나치 정권의 반인류적 행위에 대한 성찰에서 시작된 ‘카셀 도큐멘타’는 수백만명이 찾는 세계 최고 권위의 미술 축제다.
카셀 주립대 캠퍼스에 지난해 7월 ‘평화의 소녀상’이 총학생회 주도로 설치됐다. 유대인들이 강제노역했던 건물 앞쪽에 자리했다. 독일에선 2020년 9월 베를린 미테구에 이은 두번째 소녀상이다. 단발머리에 치마저고리를 입은 소녀가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은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그대로다. 그런데 이름이 ‘누진’이다. 쿠르드어로 ‘새로운 삶’이란 뜻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소녀상에 쿠르드어 이름이 낯설 수 있다. 하지만 전시 성폭력은 현재도 발생하는 전 세계 보편적 인권의 문제이고 피해자들과의 연대를 의미한다는 설명에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지난 2일 카셀대 학생과 시민 50여명이 소녀상 가면을 쓰고 도심을 행진했다. 이들은 ‘누진을 구하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내가 누진이다”를 외쳤다. 시위는 지난 3월9일 학교 측의 소녀상 기습 철거에 항의하고 소녀상을 되찾기 위해서였다. 학생회 측은 학생 의회에서 소녀상 영구존치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대학 측이 부지 사용을 허가했음에도 일방 철거됐다고 비판한다. 학교 측은 지난해 도큐멘타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전시가 허가됐다고 설명하지만, 학생들은 일본총영사가 대학 총장을 만나 철거를 요청하는 등 일본 정부의 지속적 압박 때문이라고 본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지난 14일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인 군함도 탄광에 대한 일본의 후속조치를 인정하는 결정문을 채택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에 반격한 결과”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는 일본의 집요한 역사왜곡 시도에 대응할 생각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내년도 일본 역사왜곡 대응 연구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73% 삭감했다. 독일 학생들도 전쟁범죄를 기억하려 애쓰는데, 과거사를 덮고 일본의 ‘성의’만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으니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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