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5천 원짜리 티셔츠 만드는 데 드는 진짜 비용은 SBS뉴스
현대판 '인민의 아편'은 따로 있었다. 바로 패션이다. 기록적인 인플레이션 때문에 중산층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고 모두가 걱정하지만, 사실 미국인이 자고 나면 값이 오를까 절대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소비재가 하나 있다. 바로 옷이다. 미국에서 옷값은 싸도 너무 싸다. 30년 전, 자동차에 기름을 가득 채우는 데 13달러가 들었다. 그 돈으로 옷을 사면, 티셔츠를 한 장 살 수 있었다. 지금은 자동차에 기름을 가득 채우려면 아무리 싼 데 가도 40달러는 내야 한다. 티셔츠 한 장 가격은 얼마가 됐을까? 12.74달러. 30년 전보다 더 싸졌다.
이후 노동조합과 몇몇 의류 회사 사이에 방글라데시 제조업 공장 등 건물 안전을 강화하는 협약이 체결됐다. 그러나 협약은 말 그대로 발등에 떨어진 문제, 즉 건물 안전 문제만 급한 대로 처리한 데 불과했다. 더 중요하고 근본적인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세상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바로 의류 업계 종사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과 복지 전반에 관한 문제다. 지난 10년간 전 세계 의류, 섬유 산업에 종사하는 7,500만 노동자의 목소리는 그들이 만들어 내는 옷값처럼 갈수록 평가절하되고, 무시됐다. 20세기 들어 섬유 산업의 중심지는 바다 건너 미국으로 옮겨왔다. 미국에서도 뉴욕 맨해튼 남동쪽 의류 지구가 가장 앞서 나갔다. 동유럽에서 건너온 유대인을 비롯한 다양한 이민자들은 이곳에서 일하며 부를 창출했고, 노동자의 권리를 자각하고 지키기 위한 노동 운동도 활발하게 일어났다. 1960년대 눈부신 발전을 이룬 한국 섬유 산업은 전쟁 이후 피폐한 국가 경제를 일으킨 중요한 원동력이었다. 이어 아시아 여러 나라가 섬유 산업을 유치하고 육성하기 시작했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기조에 맞춰 중국은 섬유 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했고, 수많은 중국인이 가난에서 벗어났다. 전 세계 수십억 명에게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건 생계형 농사에서 벗어날 기회이자 유망한 탈출구였다.
노동자들이 이렇게 끔찍한 환경에서 일하게 된 원인으로 많은 사람이 패스트 패션을 꼽는다. 패스트 패션은 의류 브랜드 자라의 창업자이자, 포브스 집계에 따르면 세계에서 14번째 부자인 아만시오 오르테가 같은 사람들이 주창한 사업 모델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수시로 바뀌는 패션 트렌드를 그에 못지않게 빠른 생산 속도로 따라잡는 거다. 빨리빨리, 대충대충 만들어서 싸게 팔고, 유행이 바뀌면 곧바로 새 디자인에 맞춘 옷을 생산해 파는 식이다. 쉬인과 같은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은 실제로 여러모로 의심스러운 공급망을 거쳐 들여온 옷을 놀랍도록 싼값에 판다. 그러나 패스트 패션은 문제의 원인이라기보다 증상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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