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보다 작품이 더 유명한 사람 지인에게 이 사람을 한 번 취재해 보면 어떻겠느냐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그분이 누군데요?'라고 반문했다.
이름보다 작품이 더 유명한 사람 지인에게 이 사람을 한 번 취재해 보면 어떻겠느냐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그분이 누군데요?"라고 반문했다. 김호석이란 이름 석자가 낯설었다. 인물화의 최고봉, 수묵화의 대가라는 수식어는 진부했고 올해의 작가, 비엔날레 초대작가, 뉴욕 무슨 미술관 초대전 같은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림 한 점을 팔면 1년을 먹고 산다는 말에 조금 호기심이 일었고 100여 종이 넘는 초.중.고 교과서에 작품이 실렸다는 말을 듣고서는 '설마 한 사람 그림이 그렇게 많이 실렸을까' 싶었다.
이미 지인을 통해 부탁을 해서인지 인터뷰 요청에 선뜻 응했다. 5월 11일 오후 세 시에 보기로 했는데 두 시간 정도 시간이 된다고 했다. 단 몇 분이라도 더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30분쯤 일찍 작업실에 갔다. 그림에 문외한이라 어떻게 이야기를 끌고 가야 할지 다소 걱정이 되었는데 그것은 기우였다.1977년 홍익대 미대에 들어갔다. 교수들에게 불편하고 골치 아픈 학생이었다. 사군자를 그리는 기법에 앞서 왜 난을 치고 대나무를 그려야 하는지 그 이유를 물었다. 바람을 그릴 수는 없는지 흔들림을 그리면 안 되는 것인지 캐물었다. 그런 질문을 할 때마다 '날개에 털도 안 나는 놈이 날려고 한다'라는 말만 들었다.
, 1979" data-captionyn="Y" id="i201789049" src="https://static.sbsdlab.co.kr/image/thumb_default.png" class="lazy" data-src="//img.sbs.co.kr/newimg/news/20230526/201789049_1280.jpg" style="display:block; margin:20px auto" v_height="801" v_width="1387"> 이때 나온 같은 작품은 굳이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보면 미소가 절로 지어지고 이 사람이 얼마나 세상을 따뜻하게 보는지 알 수 있다. 초. 중. 고 교과서에 실린 그림들도 주로 이 시절 그림이다. 교과서로 저작권료를 받는 그림이 115점. 미술 교과서만이 아니라 국어, 국사 교과서에 실렸고 영어 교과서에도 한국을 설명하는 자료로 이 사람 그림이 등장한다.
대상 인물의 기운이 출중하고, 재료를 엄히 고르고, 그리는 장소의 기운, 거기에 붓을 잡는 시간의 기운까지 따져가면서 작업을 했기 때문일까. 법정 스님 초상에서 신기가 느껴졌다. 무소유를 주장했던 스님의 무소유를 내가 그림 한 점으로 소유하고 싶다는 이 사람 욕심이 '어느 정도' 표현된 작품이다."제 친구가 '호석아 머리 아프고 여러 가지로 고민스러우면 내가 하는 방법을 너도 해봐. 저 성북동 길상사에 가면 진영각에 법정스님의 그림이 있는데 진짜 잘 그렸어. 두어 시간 정도 스님을 바라보면서 '스님께서 말씀하시고 싶은 걸 저한테 들려주십시오' 하면 어려운 문제도 풀린다는 거예요. 그러니 저한테 가서 앉아서 있으라는 거예요. 제가 그 그림을 그렸다는 것을 모르는 친구지요.
누구에게 영향을 받았는지 물었다. 그랬더니 그런 사람이 없단다. Self taught, 자기에게 배운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을 덧붙였지만 자신을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는 자신감으로 들리기도 했다. 그림 값이 비싼 화가다. 그림 한 점을 팔면 1년 먹고살 수 있고, 아들이 미국 유학을 갔을 때는 그림 한 점만 더 팔면 됐다. 그림 값을 양보하지 않는다. 그림이 팔리지 않으면 막노동이라도 해서 먹고살면 그만이라는 자세로 살았다. "그분이"김화백. 내가 돌려주려고 마음 먹었으면은 김화백한테 그림 갖고 왔겠어. 내가 갖고 싶네요. 괜찮겠어요?" 그래서"예 그러시죠" 그냥 심플했어요. 그러고 나서 직원을 시켜서 그림 가격은 어떻게 하느냐 물어봐서 회장님이 주고 싶은 대로만 받겠다"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는 봉쇄수도원 한 수녀가 우연히 이 사람 작품을 알게 됐다. 작품에서 깊은 영성을 느낀 모양이다. 그림 한 점 한 점 묵상하고 그 묵상을 글로 옮겼는데 그 글이 화제가 돼서 세 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마산 트라피스트 봉쇄 수녀원에서 수도 중인 장요세파 수녀가 그 주인공이다."제 그림을 보고 묵상을 하면 온갖 삼라만상이 느껴진대요. 그 느낀 것을 글로 써서 저한테 보라고 메일로 보내요. 그러면 제가 전화를 해요. 생각이 같을 때가 많지만 제가 못 본 것을 수녀님이 보실 때도 있고 다를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땐 '수녀님 제가 볼 때는 이 그림은 이런 느낌이었는데 수녀님 하고 다르네요' 그러면 수녀님이 '저도 그걸 느꼈는데 내가 거짓말인 것 같아서 안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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