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영조)가 아들(사도세자)을, 그것도 8일간 뒤주에 가두는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을 떠올릴 때마다 권력의 무상함과 정치의 비정함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하지만 노론의 음모는, 생모가 나인 출신의 천한 신분이었고 배다른 형인 경종 독살설의 배후로 자신이 거론되는 걸 평생의 콤플렉스로 안고 살아온 영조의 권력 연장 욕구를 자극하고 아들과의 갈등을 증폭해 결국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조선 왕조의 골육상잔 중에서도 특히 비극적 사건은 사도세자 의 죽음이 아닐까 싶다. 아버지가 아들을, 그것도 8일간 뒤주에 가두는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을 떠올릴 때마다 권력의 무상함과 정치의 비정함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사도세자 를 처참한 죽음으로 내몬 것은 정신병적 증상과 궁궐의 법도를 벗어난 비행 탓도 하지만, 근본적 원인은 사도세자 와 측근들이 권력을 찬탈하려는 역모를 꾸몄다는 쿠데타 음모에 영조가 격노했기 때문이었다. 쿠데타설은 사도세자 가 왕위에 오르면 반대당인 소론이 집권할 것을 우려한 집권당의 공포가 만들어낸 정치공작이었다. 하지만 노론의 음모는, 생모가 나인 출신의 천한 신분이었고 배다른 형인 경종 독살설의 배후로 자신이 거론되는 걸 평생의 콤플렉스로 안고 살아온 영조의 권력 연장 욕구를 자극하고 아들과의 갈등을 증폭해 결국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영조의 등극은 노론이 판치는 세상을 열었다. 경종 때 집권당이던 소론은 야당이 됐다.
탕평을 요즘 말로 치환하면 ‘협치’다. 협치는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는 공존의 미학에서 시작된다. 그 지향점은 국리민복이다. 이 협치의 필요충분조건을 망각하는 순간, 그건 정치가 아니며 권력 쟁탈을 위한 정치 놀음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불행하게도 극단적 팬덤에 기댄 진영 정치의 블랙홀에 빠져 몇년째 허우적대고 있다. 급기야 같은 당 안에서조차 편이 갈리고, 맹목적 추종자들이 강성 팬덤을 이뤄 같은 편은 감싸고 반대편은 무조건 물어뜯고 공격하는 반지성과 몰합리가 판을 치고 있다. 며칠 전 막을 내린 21대 국회의 끝자락은 팬덤 정치의 민낯을 보여줬다. 민주유공자법등 민주당은 무더기로 법안을 단독 처리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보란듯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모두 제 편의 지지층만 의식한 ‘보여주기’였다. 여야가 힘으로 상대를 찍어누르는 엉뚱한 기세 대결을 벌이는 바람에 정작 시급한 인공지능 기본법이나 시민 생활과 직결된 고준위 방폐법, 민법 개정안등은 손도 못대고 폐기됐다. “허공에 헛주먹질하는 정치”에 또 국민이 희생양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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